정부 주도로 공급과잉 해소 박차…실효성은 여전히 의문
중국 국무원이 22일(현지시간) 상하이의 바오스틸그룹과 후베이의 우한강철그룹의 합병안을 승인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새 회사의 명칭은 ‘바오우강철그룹’으로 정해졌으며 단숨에 조강 생산용량에서 유럽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세계 2위 철강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중국의 과잉생산이 세계 각국의 비판을 초래하는 가운데 정부 주도로 대형 인수ㆍ합병(M&A)을 주도해 생산량 감축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바오스틸이 바오우강철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나서 우한강철이 산하에 들어가게 된다. 통합의 구체적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국구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현재 두 회사 전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조강생산량 기준 바오스틸은 약 3490만 t으로 세계 5위, 우한강철은 2580만 t으로 11위를 각각 차지했다. 통합 후 합산으로는 현재 2위인 허베이강철과 3위 신일본제철주금을 웃돌게 된다.
두 회사는 통합 이후 생산성이 낮은 설비 폐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 조강 생산용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설비삭감이 진행되면 중국발 공급과잉이 해소될 수 있다. 신일본제철주금의 무네오카 쇼지 회장은 이날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이 과잉생산설비 감축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며 “이런 경영통합이 연이어 일어나면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중국에서는 바오스틸과 우한에 이은 두 번째 재편이 거론되고 있다. 허베이성의 허베이강철과 베이징의 서우강그룹, 랴오닝성의 안산강철그룹을 축으로 하는 통합안이 부상하고 있다. 중국철강공업협회의 한 간부는 이달 초 “오는 2025년까지 중국 전체 철강 생산량의 60% 이상이 대기업 10개사로 집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폐합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중소 민영 제철소가 매우 많다. 바오스틸 등 대기업이 생산을 억제해 철강 가격이 회복되면 중소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려 시장 상황이 다시 악화하는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중국에서 생산량 2000만 t에 달하는 시설이 폐기됐지만 중소기업들이 증산해 오히려 최근 수출량은 반대로 증가 추세에 있다. 새로 통합되는 회사가 중복 시설과 인력을 어디까지 줄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