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물류대란 지속되면 회생 어려워"
한진해운 사태가 3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생보다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적 하역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화주들의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청산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진그룹이 약속한 600억원 지원도 대한항공 이사회와 법원 간의 이견으로 지원방안이 답보 상태에 빠진 상태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지난 19일 긴급 간담회를 통해 “회생이 사실상 힘들 수 있다”면서 "법정관리 개시 후 미지급 용선료와 화주의 손해배상채권 등의 합계가 조 단위에 달할 수 있어 회생계획 수립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원에 따르면 현재 하역 지체로 발생하는 용선료와 연료비만 하루 약 210만 달러(약 23억5000만 원)에 달한다. 법정관리 신청 이후 한진해운의 미지급 용선료는 이미 400억원을 넘었으며, 화주의 손해배상채권 규모도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진해운이 회생 절차 개시 후 3주가 지났지만 물류대란이 쉽게 해소되지 않자 회생에 희망을 걸었던 법원도 청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감을 내비치기 시작한 것. 대한항공 역시 이사회에서 600억원에 대한 지원 결정을 명확하게 내리지 못하고 있어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4차례에 걸쳐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장시간 논의했지만,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 에 대한 그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자체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일 뿐 아니라 배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금융기관에 ㈜한진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400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하고 최은영 전 회장 역시 1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지만, 사실상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