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서 근무 ‘1세대 엔지니어’…주력제품 ‘고집적 세정장비’ 글로벌 점유율 1위
“평범한 게 너무 싫었습니다.” 지난 1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본사에서 만난 박용석 DMS 대표는 묵직한 경상도 사투리로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17년 전 자본금 1억 원을 들고, 무작정 창업에 나섰던 과거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 듯 보였다.
DMS는 1999년 박 대표가 창업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주력 제품은 LCD 유리기판 위 유기물을 제거하는 ‘고집적 세정장비(HDC)’다. DMS는 전 세계 LCD 세정장비 시장에서 HDC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업계의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과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디스플레이 장비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통 창업하면 전방산업 분야로 옮기는 데 나는 평범한 게 너무 싫었던지 후방산업에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당시 박 대표의 눈엔 디스플레이장비 사업이 특히 눈에 띄였다고 했다. 1세대 디스플레이 엔지니어로서, 일본 제품들이 장악한 시장을 국산화하겠다는 소명 의식도 한몫을 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성공하긴 힘들 것이라는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불도저처럼 창업을 밀어붙였다. 혈혈단신 대만으로 건너가 LCD 라인을 직접 구성해주면서 현지 거래선을 뚫기도 했다.
“DMS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일본 장비들이 대부분이었던 시절, 장비 크기를 대폭 줄여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은 높인 HDC를 공급하자, 일본 제품의 점유율이 시장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우선 장비 크기를 기존 제품 대비 4분의 1로 줄인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박 대표는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의 95% 이상을 국산화하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특허를 확보했다. 2014년부터는 중국 웨이하이 공장에서 완제품을 출하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대폭 높였다. 이에 힘입어 DMS의 지난해 매출액도 18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2% 증가했고 162억 원의 영업이익도 거둬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1033억 원, 영업이익은 141억 원으로 실적 전망도 밝다.
박 대표는 “중국 웨이하이법인의 생산 비중이 지난해부터 약 80%까지 올라갔다”며 “나머지 핵심 모듈은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이 외의 불필요한 부동산들은 매각해 신사업군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DMS는 △LCD장비 △OLED장비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장비 등 크게 4가지 사업군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전남 영광에 20MW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구축해 상업용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어 김천과 보성에도 각각 20MW급 풍력발전소를 추가할 계획도 세웠다. 예상 매출액은 각각 100억 원씩이다.
신사업 중에서도 박 대표의 승부수는 태양광 모듈장비 사업에 있다. 이 제품은 기존 태양광 모듈장비 대비 광변환효율을 10% 이상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국내외 고객사들과 제품 공급을 긍정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신사업인 태양광 모듈장비는 우리와 같은 고효율 방식의 제품은 현재로선 경쟁사가 없어 향후 의미있는 숫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오는 2018년부터는 풍력발전사업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2004년 상장 당시 직원들과 새로운 먹을거리를 고민했는데, 결국 해답은 신재생 에너지였다”며 “향후에도 신사업 비중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