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는 부동산 시장…정부 규제책 내놓을수 '과열'

입력 2016-09-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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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집마련에 대한 불안감에 청약시장도 갈수록 과열 양상이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억제책이 약발은 커녕 오히려 시장에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당황한 정부가 조만간 또다시 규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 역시 시장의 열기를 진정시키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1854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고점인 2010년 3월 1848만원보다 0.32% 높아진 가격이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을 줄이는 내용의 8·25 대책을 발표하자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정부 정책이 오히려 시장의 열기에 불을 지핀 셈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을 줄여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본래 의도와 달리 8.25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히려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5일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 조정 방안으로 공공택지 공급을 축소하겠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택인허가나 분양단계에서 신규주택 공급물량을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용지 공급 자체를 줄여 주택공급을 조절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내년에도 수급 여건을 고려해 올해보다 용지 공급을 더 줄여나갈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나오면서 시장은 더 달아올랐다.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한 직후 분양을 시작한 장위뉴타운의 '래미안 장위1'은 청약접수 결과 평균 21.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분양한 강북권 사업지 중 최고 경쟁률을기록했다.

또한 지난 8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송파 두산위브에는 231가구 공급에 5103명이 몰리면서 평균 22.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같은날 실시된 '부산 명륜자이' 1순위 청약에서는 346가구 모집에 무려 18만1152건의 청약 통장이 몰려 평균 경쟁률 523.6대 1로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부산에 가입된 1순위 청약 통장이 약 70만 개인 것을 감안하면 4명 중 1명 꼴로 명륜자이 청약을 신청했다는 분석이다.

이보다 앞서 정부가 고분양가를 잡겠다며 분양보증 승인을 수차례 거절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100.62대 1로 올해 수도권 최고 청약경쟁률을 갈아치웠다.

리얼투데이의 분석 결과 지난달 분양시장에는 2만4156가구 일반공급에 41만4387명이 몰렸다. 전 달보다는 약 5만 명을 훌쩍 넘는 수치이자 전년 동기 20만 8185명보다 2배 늘어난 규모다.

8·25 대책이 공급감소와 분양 보증건수 축소를 골자로 하면서 내집 어려워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입지가 우수한 곳에 오히려 청약자가 대거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정부는 후속 조치를 최대한 앞당겨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제2금융권의 담보인정비율을 낮추는 조치를 한 달 앞당기고 집단대출 소득심사도 당장 이번 주부터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조치가 먹히지 않을 경우 또다른 진정책을 꺼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은 미미할 전망이다. 업계는 시장을 가라앉힐 만한 규제책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 재당첨 금지 등을 꼽고 있지만 이같은 억제책이 부동산 시장이 급냉시킬 수 있어 정부로써는 쉽게 꺼내들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 연구원은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 과열 분위기로 봤을 때 후속조치 시기를 앞당긴다고 해도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 이후 시작되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전셋값 상승폭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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