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 상장이 두산 재무개선 종착점?… 시장은 ‘글쎄’

입력 2016-08-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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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두산밥캣의 상장을 앞두고 두산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진행된 사업부 매각과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에도 차입금 규모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이 과정에서 두산이 단기차입금에 의존하면서 상환부담이 되레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22일 내놓은 ‘두산그룹 현황과 주요 모니터링 요소’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3조6000억 원이다. 이는 작년 1분기 말에 비해서 2000억 원 줄어든 수준으로, 이 중 4조1000억 원은 회사채, 나머지는 금융권 차입이다.

두산은 작년부터 렉스콘 사업부내 5개 공장 매각, 울산레미콘 매각, 두산밥캣 전환상환우선주 발행,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각 등 재무개선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올 상반기에만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입됐으며 하반기에 밥캣상장 등으로 1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오는 10월 목표로 하고 있는 두산밥캣 상장으로 지난 2년간 진행한 구조조정을 하반기에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에도 두산그룹 전체 차입금 부담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는 상반기 각각 2847억 원, 48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차입금이 과도해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최근 4년간 두산그룹의 연결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4~1.4배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밑도는 수준이란 뜻이다.

재무구조개선 과정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과도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기평은 “연결기준 현재까지 발행한 RCPS·신종자본증권은 2조 원을 웃돌고 있으며 일부 조달자금은 상환부담이 내재돼 있어 실질 재무부담은 장부상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했던 4207억 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두산건설과 중공업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각각 3730억 원, 4000억 원 등의 콜옵션 조항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자금 유출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차입금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두산그룹의 1분기 말 기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전체 차입금의 56.6%인 7조7000억 원이다. 작년 같은 시점에 단기차입금 비율이 49.1%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모채 상환자금을 단기차입금을 통해 갚아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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