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과학저널 논문이라도 검증없는 맹신 안돼”

입력 2016-08-22 10:48수정 2016-08-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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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교양서 ‘불멸의 꿈’ 저자 류형돈 교수 이메일 인터뷰

▲류형돈 뉴욕대 의과대학 세포생물학과 교수. 사진제공 이음 출판사

“세계 최고 권위의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불로장생의 길 열렸다”

미디어를 통해 많이 듣고 본 말일 것이다. ‘황우석 사태’가 오히려 과학 저널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을 더 대중적으로 알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연구 결과 하나를 두고 어떤 병에는 무엇이 좋다든지, 이렇게 하면 오래 산다는지 하는 얘기를 함부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래 살고 싶고 ‘불멸’하고 싶은 건 인간의 꿈이라 이런 얘기들은 금세 회자되며 때론 왜곡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생명에 대한 연구를 해 온 류형돈 뉴욕대 의과대학 세포생물학과 교수 역시 네이처나 셀 등 세계적 과학 저널에 40편 이상 논문을 발표했고 올해 초 노화에 관한 교양서 ‘불멸의 꿈’을 펴내 노화와 생명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대중적으로 알리려 노력했다.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해 강연회를 가질 예정인 류형돈 교수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류 교수는 주요한 과학적 발견을 미디어가 무조건 빠르게 보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다거나 채소와 과일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건 오래된 상식입니다. 그 시간 동안 여러 학자들이 검증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요즘 미디어가 과학 저널에 실린 논문을 섣부르게 소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책에도 소개했지만 지난해 네이처를 통해 알려진 ‘텔로머라제(telomerase)가 노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주장, ‘단백질 서투(Sir2)가 수명 연장에 핵심적’이란 주장 등은 과장된 예입니다. 서투를 억제하는 신약을 개발해 인간 수명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연구회사는 문을 닫았죠. 네이처 등에 발표된 논문 결과라도 시간을 두고 검증을 거쳐야만 정설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구글은 2013년 비밀 노화방지 연구센터 캘리코를 설립했고 그 밖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너도나도 헬스케어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생명연장과 노화방지가 자칫 소득계층에 따라 불균형하게 배분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과학의 발전은 결국 일반인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로 이어져 결과는 균형있게 나눠지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불멸의 꿈’과 함께 읽으면 좋을 서적으로는 시모 벤저 박사의 자서전 ‘초파리의 기억(TIME, LOVE, MEMORY: A Great Biologist and His Quest for the Origins of Behavior)’ , 분자생물학 시대를 연 제임스 왓슨의 자서전 ‘이중나선(The Double Helix)’, 유전학의 아버지 멘델(G. J. Mendel)에 관한 책 ‘정원의 수도사(The Monk in the Garden)’,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등을 권했다.

류 교수는 25일 저녁 7시 30분부터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불멸의 꿈’과 관련한 특별 강연회를 갖는다. 강연회 관련 문의.(02)3141-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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