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평균 -6.38%...1600선 펀드 환매 지지선 될 것
지난주 국내 증시는 손쓸 틈도 없이 단기간에 폭락하면서 지금껏 든든한 지수 버팀목이 돼 줬던 주식형 펀드에도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펀드 환매사태까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여기서 시장이 추가 급락하면 수익률 하락으로 환매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우려의 탓인지 지금껏 외국인의 매도세를 거뜬히 받아냈던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주춤해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국내 주식형펀드로 11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으며 전체 주식형펀드로는 1895억원이 들어왔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5월 21일 이후 최저치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17일 "과거 사례를 보면 주가가 고점에서 20%이상 하락할 때 펀드 투자자들은 환매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지수 1600선이 펀드 환매의 지지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2000 포인트를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1600선 이하로 떨어지면 과거 경험상 환매 압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펀드 사이클 상 위험지대인 1600 선대를 얼마나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가 펀드 사이클의 악순환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0억원 이상 국내 성장형 펀드 중 최근 한달간(2007년 8월 16일 기준) 수익을 낸 펀드는 단 한개도 없었다.
SEI에셋자산운용의 '세이가치형주식(종류형)A-1'의 1개월 수익률이 -1.80%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동양투신운용의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이 -1.96%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이 기간동안 국내 389개 성장형 펀드들의 유형평균은 -6.38%였다.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지난 16일까지 포함한다면, 수익률은 더 낮아지게 된다.
해외투자 펀드(역외펀드 제외)의 경우도 중국 시장에 투자되는 펀드들이 대부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해 거의 모든 국가들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
동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7.45%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으며, 유럽(-.6.98%), 일본(-6.88%), 미국(-6.83%) 순으로 1개월 수익률이 저조했다.
중국 A시장에 투자되는 PCA운용의 'PCAChinaDragonAShare주식A- 1ClassA'의 1개월 수익률이 17.8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같은 A시장에 투자되는 한화투신운용의 '한화꿈에그린차이나주식1(A)' 역시 6.97%로 그 다음을 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주가가 추가 급락하더라도 환매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
삼성증권 조완제 펀드애널리스트는 "대형주나 중소형주를 가릴 것 없이 주가가 많이 내린 상황에서 대응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섣불리 펀드 환매에 나서기 보다는 시장이 안정되고 난 후 포트폴리오를 재점검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즉, 과거 증시가 좋았을 때는 어떤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이런 급락장에서는 오히려 펀드의 성격이 드러나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스타일에 맞는 펀드를 선택해 차별화 시키는 것이 좋다는 거다.
메리츠증권의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도 "펀드 투자의 원칙은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인데, 며칠 새 급락을 보였다고 환매를 한다는 건 옳지 않는 방법"이라며, "국내 시장의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단, 박 펀드애널리스트는 "조정기가 왔을 때 자신이 투자한 펀드들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모니터는 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펀드의 성격은 무엇이며, 어디에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