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올 상반기 최악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영과 무관한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오너 일가에 20억 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총괄회장은 판단ㆍ사무처리 능력에 문제가 생겨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이 임박한 상황이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똑같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18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상근 등기임원(대표이사)인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올 상반기에 총 8억 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에도 롯데쇼핑으로부터 16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차남 신동빈 회장이 받은 보수(15억 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집무실(소공동 롯데호텔 34층) 관할권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넘어간 이후 롯데쇼핑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로부터 업무보고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을 만큼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여기에 롯데쇼핑이 현재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신 총괄회장의 대표이사직 유지와 급여 수령은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37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줄었다. 매출 증가율도 2.3%에 불과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사실을 감안하면 거의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한편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호텔롯데에서 상반기에 13억 원이 넘는 보수를 챙겼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 경영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이 없는 비상근 등기임원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 8억5000만 원의 급여와 4억9600억 원의 상여금 등 총 13억4600만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