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대 상장 제약사 실적 ‘외화내빈’… 대웅제약 제외 9곳 매출 증가

입력 2016-08-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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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비용 늘고 기술수출 주춤하며 영업익은 뚝

국내 10대 상장 제약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형적인 ‘외화내빈’의 모습을 나타냈다. 상품 매출 증대로 외형은 좋았으나, 연구개발(R&D) 비용의 증가와 기술수출 성과 미흡으로 수익성은 부진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10대 상장제약사들의 개별재무제표 기준 2016년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대웅제약을 제외한 나머지 9개사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가장 매출 폭이 크게 증가한 제약사는 종근당으로 지난해 상반기(2873억 원)보다 41.9% 증가한 4076억 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 원인은 올해부터 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XR 등 자누비아 시리즈와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 아토젯 등 5개 품목의 판권을 가져와 국내서 판매했기 때문이다. 반면, 대웅제약은 지난해까지 판매하던 자누비아 시리즈, 바이토린 등을 종근당에 빼앗기면서 매출액이 감소했다.

외형 성장세와 달리 10대 상위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신약 임상을 위한 R&D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62.4% 줄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감소했다. 대웅제약은 제품의 판매 감소에도 R&D 비용에 526억 원을 투자했다.

외형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종근당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헌팅턴증후군 치료제, 표적항암제 임상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R&D 비용에 534억 원을 투자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 줄어들었다.

10대 상장 제약사 중 한미약품이 R&D에 700억 원을 투자하면서 가장 큰 비용을 쏟아부었고, 이어 종근당(534억 원), 대웅제약(526억 원), 녹십자(510억 원) 등의 순으로 R&D 투자 금액이 많았다. 전체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LG생명과학이 18.4%로 가장 높았다. 한미약품의 경우 금액은 가장 높았지만, 비중으로는 LG생명과학에 미치지 못하는 18.1%를 차지했다.

10대 상장제약사가 외화내빈의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R&D 비용 증가도 있지만, 지난해 한미약품 기술 수출 이후 올해는 높아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기술 수출 성과가 미흡했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미약품의 8건 기술수출로 신약개발에 대한 상업성과 성공 스토리를 보여줬지만, 이후 체결된 기술수출 계약(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의 계약 규모가 기대 이하였고,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결과가 도출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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