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꽂힌 박현주… 끝모를 ‘대체투자’ 사랑

입력 2016-08-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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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관광단지 1조1000억 투자 최고급 복합 리조트 건설 계획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행보가 다시금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업계의 전통적인 먹거리를 벗어난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 여수에 1조1000억 원 투자…전남 최대규모 관광투자=박 회장은 지난 1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여수를 방문했다. 미래에셋과 영국계 투자회사 캐슬파인스(Castlepines)가 7 대 3으로 출자해 만든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함에 따라 현지 여건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통해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용지를 총 3423억 원에 매입한 뒤 앞으로 5년간 7500억 원을 들여 최고급 복합 리조트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박 회장은 이번 일정 중에 주철현 여수시장과 만나 “여수가 싱가포르보다 관광 개발에 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심하게 됐다”거나 “‘국내에 여수가 있는데 동남아로 왜 가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하는 등 강한 의욕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번 투자는 미래에셋이 지난 10년간 팔을 걷어붙인 대체투자 활동의 일환이다. 미래에셋은 2006년 2600억 원에 매입한 중국 상하이의 미래에셋상하이타워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10년간 17개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65조 원을 투자하는 등 해외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또한 미래에셋의 이 같은 행보에는 평소 “금융산업의 삼성전자가 나오려면 리더 그룹이 불가능한 상상을 해야 한다”는 박 회장의 ‘역발상 투자론(論)’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박 회장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선 꾸준하게 운용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론을 펴 왔다.

◇ 대체투자 운용자산 9조 원 육박…10년 새 3.5배 늘어=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더욱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미래에셋의 대체투자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운용자산(AUM)은 9일 기준 8조8255억 원 수준이다. 이는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7년(연말 기준 2조4983억 원)에 비해 6조 원 이상 불어난 규모다. 10년도 채 안 돼 3.5배로 증가한 셈이다.

2007년 2조5000억 원에 못 미치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체투자 규모는 최근까지 매년 평균 30% 가까이 불어나 지금은 9조 원에 육박하는 국내 1위의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에는 4%에서 2010년 이후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대체투자 확대 노력이 국내 투자 문화의 체질 개선을 선도하며 전체 업계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에 뛰어드는 기관투자가와 금융사들은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의 대체투자가 부동산 투자에 집중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체투자는 기초자산별로 부동산이 5조8684억 원 규모로 가장 많고 특별자산 1조7516억 원, PEF 1조255억 원 순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 미래에셋 측은 수익성과 투자가치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쳤다며 앞으로도 특급호텔이나 리조트 중심의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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