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전기료 누진제 완화에 한국전력 휘청?”…개미들, 에어컨 끄고 ‘발 동동’

입력 2016-08-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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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미지투데이)

‘서민 등골브레이커(등골을 휘게 하는 것)’ 전기료 누진제가 완화됐습니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에어컨 켤 때마다 들었던 부담감은 조금 덜겠네요.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현 누진제 체계는 총 6단계로 나뉘는데요. 7~9월까지 석 달간만 구간의 폭을 50㎾h 씩 높인다고 합니다. 1단계의 경우 100㎾h 이하에서 150㎾h 이하로, 2단계는 101~200㎾h에서 151~250㎾h 등으로 상향 조정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서민들이 부담해야 할 전기료가 20% 가까이 줄어든다고 하네요.

그런데 전기료 누진제 완화 소식이 달갑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전력공사 주식을 든 개미들입니다. 이번 조치로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이 4000억 원 넘게 감소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후텁지근한 선풍기 바람으로 찜통더위를 나는 서민들에겐 불편한 소리일 테지만, 큰 욕심 없이 배당 받을 요량으로 가치주에 투자한 개미들은 ‘찔끔 인하’마저도 그야말로 날벼락입니다. 한전 주가가 이틀만에 5% 넘게 떨어졌네요. 아낀 돈보다, 잃은 돈이 더 많을 수도 있겠습니다.

한전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 얘기를 좀 들어보겠습니다.

(출처=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 “수익성은 전력소비 증가율에 달렸다”
전기료 누진제 완화에 따른 한전의 수익성은 사용량에 달려있습니다. 평균 판매단가가 변하기 때문이죠. 누진제 조정에 따른 사용량별 판매단가를 따져보면△전력소비가 늘지 않을 경우(8월 사용량 기준) 140.9원/㎾h→117.6원/㎾h, 16% 감소 △전력소비가 20% 늘 경우 140.9원/㎾h→128.2/㎾h, 9% 감소 △전력소비가 10% 늘 경우 140.9원/㎾h→142.8/㎾h, 1% 증가 등 입니다. 만약 전체 전력소비(산업+가정)가 5% 이상 늘어난다면 오히려 한전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입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 원을 제시합니다.

◇ 양지혜 삼성증권 연구원 “올해 매출 4200억 원 감소…목표가 하향조정”
누진제 한시적 완화로 가정용 전기요금은 연평균 0.8% 인하될 겁니다. 한전 실적은 전기요금이 1% 인하될 때마다 5500억 원씩 감소하는데요. 따라서 올해 한전 매출은 4200억 원 줄어들 것입니다. 기저발전 추가 가동으로 원가절감 효과는 커지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죠.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8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겠습니다.

◇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산업ㆍ일반용 요금 1% 인상 시 손실회복”
이번 전기료 누진제 완화를 계기로 전기요금 현실화 논의가 활발합니다. 야당에선 수요자 간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며 산업용과 일반용의 요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죠. 각각 1%씩만 올려도 가정용 누진제 완화에 따른 손실은 만회될 것입니다. 평균 판매단가가 오르니까요.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2.9% 하향 조정하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 원은 유지하겠습니다.

(출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 “실적 영향 크지 않다”
성수기요금이 비수기요금 수준으로 하락하면 한전의 1ㆍ3분기 매출액은 지금보다 약 2000억 원 줄어들 것입니다. 최대 매출액 감소치는 4000억 원 수준이 되겠죠. 매출액 감소는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올해 추정치(14조원)와 비교하면 2.5% 수준밖엔 안 됩니다. 전기료 누진제가 완화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겁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2000원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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