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인 지정에 무게, 신동주 경영권 복귀 주장 구심점 잃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6차 심리가 10일 오전 개최됐다. 일반적인 절차와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오랜 경영권 분쟁 과정으로 미뤄볼 때 사실상 마지막 심리다. 성년후견인 지정에 무게가 실리면서 검찰 조사로 롯데그룹이 혼란스럽지만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관련 6차 심리가 열렸다. 재판부는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여동생 신정숙씨 법률대리인과 후견인 지정에 반대하는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법률대리인으로부터 마지막으로 의견과 자료를 취합했다.
이날 심리에도 신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1차 심리에만 참석을 한 이후 법정에서 본인 건강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적이 없다.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입원한 서울대병원에서는 각종 검사를 거부하고 사흘만에 무단 퇴원하기도 했다. 이에 법원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의견 등을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위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는 1~2주안에 결정문을 당사자와 법률대리인들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성년후견인 지정에 무게들 두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이 돌연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 사실을 공개한데 이어 신 총괄회장이 정신 감정을 거부한 만큼 후견인 지정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에 진흙탕 싸움을 이어온 롯데가(家)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 향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버지(신격호) 뜻’이라며 승계의 당위성을 주장한 신 전 부회장은 당장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光潤社·고준샤) 대표ㆍ최대주주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완전히 끝낼 기회를 얻게 되며 ‘롯데 원톱’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