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기어가는데 뛰는 압구정…급등세 계속될까?

입력 2016-08-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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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시장이 연이은 통제로 소강상태에 들어간 사이 전통적인 부촌 1번지인 압구정동의 나홀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개포에서 압구정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향후 발표될 서울시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는 전용 84㎡의 3.3㎡당 평균가격이 4207만원에서 4563만원으로 8.5% 뛴데 이어 7월 다시 1.6%가 상승하며 4638만원까지 올라섰다. 두 달 간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10%를 넘어서며 수직상승했다.

같은 기간 3.3㎡당 평균가격이 4709만원에서 5049만원으로 7% 넘게 치솟은 구현대4차는 7월에 5332만원으로 5.6%가 다시 뛰었다. 현대13차의 전용 84㎡는 최근 17억 4000만원대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같은 면적은 지난 5월 15억 5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두 달 사이 2억원이 치솟았다.

압구정동 일대 중개업소에서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도자들이 앞서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17억 원대 가격을 보이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18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압구정지구 아파트의 이같은 가격 급등이 시작된 건 이 달 ‘압구정지구 재건축 정비계획변경안’ 이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압구정동 일대 24개 단지를 6개 권역으로 묶어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긴 계획안으로, 안전진단 통과 2년여 만에 답보 상태에 놓였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격을 밀어올렸다. 서울시가 해당 발표를 이달에서 오는 10월 이후로 미뤘는데도 당분간은 이같은 기대감이 계속 반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강남 재건축 시장은 금융당국의 집단대출 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발목이 잡혔다. 고분양가 통제의 타깃이 됐던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정부가 내놓은 기준에 맞춰 분양가를 낮췄고, 향후 분양될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제동이 걸렸다. 브레이크가 계속되면서 서울 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의 오름폭도 3주 연속 줄어들었다. 개포에 대한 기대감이 가라앉으면서 압구정으로 옮겨붙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상황 때문이다.

압구정동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해 강남 재건축이 각광을 받으면서 압구정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졌지만 이 지역 재건축 정비계획변경안이 발표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가격 급등이 시작됐다"며 "개포동 일대 재건축이 부촌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 할 만큼 열기를 보이다가 잠잠해졌지만 사실 이 곳도 정비계획 내용이 향후 재건축 속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압구정동 주민들은 현재 이 지역 재건축에서 45층 이상 초고층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는 서울시가 층수제한 35층·용적률 300% ·기부채납 15% 수준으로 정비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최근 공식적인 한 자리에서 35층 제한 완화 방안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만큼 45층 제안이 받아들여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가 돼 온 기부채납 부지 역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가 압구정지구의 기부채납 부지를 올림픽대로와 연결된 현대아파트 1·2차 일대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주민들은 한강조망권이 있는 1·2차 일대 알짜 부지 대신 동호대교 옆 부지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차 일대가 기부채납 부지에 포함될 경우 사업성이 낮아진다는 판단에 재건축 사업 자체가 또다시 답보 상태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강남 재건축의 분위기가 한 풀 꺾인 상황에서 압구정지구의 재건축이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 재건축 단계나 속도가 비슷한 강동구 둔촌지구나 고덕지구로 관심이 다시 옮겨붙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일부 압구정지구 아파트는 가격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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