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일자리 걱정에 마음 무거운 여름, 노ㆍ사ㆍ민ㆍ정 손맞잡고 이겨내자

입력 2016-08-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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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다. 언제 어디로 떠나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여름휴가는 새로운 충전의 시간이다. 하지만 조선업의 부실화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진 올여름은 휴가의 즐거움보다는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국내 기업이 세계 10대 조선소 중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절 조선업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상징, 그 자체였다. 한때 몇 년치 일거리를 미리 받아놓고 세계를 석권하던 조선업이었지만 이제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해 대량 실직자를 양산하는 처지가 됐다.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형 조선소들이 있는 경남지역의 실업률이 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만 해도 전국 실업률(3.9%)에 한참 못 미치는 2.9%에 불과했는데 1년 만에 1%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경제의 한 축인 영국이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했다. 기존 경제질서가 혼란에 빠지며 가뜩이나 어렵던 우리 경제상황이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6월에는 국내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이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조업의 고용부진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5월 기준 청년층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 취업준비생이 65만 명에 달했으며, 그중 조사 이래 가장 많은 25만여 명이 고용안정을 이유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고용불안이 심각해지자 정부도 분주해졌다.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재취업훈련비, 체불임금지원 등 고용한파에 대비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사업주가 불분명한 물량팀(재하청근로자) 근로자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근로자로 일했던 사실이 입증되면 실업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근로자들과 그 가족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소액체당금제도도 도입됐다. 체불임금에 대해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소액체당금을 청구하면 최대 300만 원까지 체불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물량팀 등 단기간 근로자는 체당금을 받기 어려운 고용 형태인 점을 감안해 정부는 작업중단 기간이 1년을 넘지 않는 경우 6개월 이상 근로한 사실만 확인하면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조건을 크게 완화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에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진 않아 보인다. 당장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업대란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고, 노사갈등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인력이나 설비 감축은 피할 수 없겠지만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지켜내고자 노력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11조 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편성했으며, 그중 1조9000억 원을 조선업 구조조정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같은 정부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지원에 더해 경영진의 자구노력, 근로자의 고통분담 등 노ㆍ사ㆍ민ㆍ정이 손을 맞잡는다면 충분히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내년 여름에는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일자리 걱정 등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바다로 산으로 즐겁게 휴가를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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