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비수기로 알려진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4번째로 많은 거래를 기록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인기가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증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지만 정부가 해당 지역을 겨냥한 각 종 규제를 가동하면서 거래량을 밀어올리는 이같은 호재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만 4031건을 기록했다. 관련통계가 시작된 이래 4번 째이자 역대 7월 거래량에서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지난 달 31일 기준 역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에서는 2만 4829건을 기록한 2006년 11월이 가장 많고 이어 △1만 9372(2006년 10월) △1만 5531 (2006년 12월) △1만 3981 (2016년 7월) △1만 3716 (2015년 4월)이 뒤를 잇는다.
주택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 후 최대 60일인 것을 감안하면 7월에 신고된 대부분의 거래는 5월 경에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7월이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지난 6월의 거래량 역시 1만1638건을 기록하며 6월 아파트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은 거래를 기록하고 있어 업계는 이같은 역대 최대치 행진을 이례적인 증가추세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월부터 가동된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나 7월에 시작된 분양시장의 중도금 대출규제가 악재로 작용하는 면이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열기로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기존아파트의 거래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이달에 거래량이 유독 많았던 것은 강남권 재건축 인기와 저금리가 시장을 받쳐줬기 때문이다"며 "특히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고공행진하면서 투자가치가 기대되는 아파트에 대한 매수가 활발해진 게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다가 3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는 강남 개포동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이 시작된 시점과 일치한다.
다만 이같은 증가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중도금 대출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분양가 통제를 연이어 시작한 것이 시장에 반영돼 투자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1일 이후 모집공고를 낸 단지를 기준으로 분양가 9억원 이하 주택 중 1인당 보증건수를 2건으로 제한하고 1인당 보증한도는 수도권 및 광역시 6억원, 지방은 3억원으로 제한하는 중도금 대출규제를 시작했다. 분양가 9억원 이상 주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특히 최고 분양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개포주공3단지의 재건축 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가 HUG측에 3번 연속 거절당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 역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HUG는 현재 인근아파트 분양가 대비 10%를 초과하는 경우를 고분양가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4178만원으로 기존 신청 금액(3.3㎡당 4310만원)보다 132만원 낮아졌다. 여기다 조합장이 향후 일반 분양가의 1% 범위 안에서 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이용해 분양가를 더 낮출 경우 분양가는 최종적으로 4137만원이 된다.
장 팀장은 "금리가 올라갈 만한 시장 요인이 없어 저금리가 당분간은 유지될 것이고 전셋값도 높은 가격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다른 지역의 주택시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같은 규제로 거래량은 꾸준하겠지만 거래량의 감소 추세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