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주가도 풀썩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GO’ 열풍이 꺾이기 시작한 걸까. 일본 국내 출시 이후 애플의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던 포켓몬GO가 수위에서 탈락했다. 이 여파로 닌텐도 주가는 3주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포켓몬GO는 지난달 22일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약 열흘 간 줄곧 앱스토어의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출시 당일에는 한때 게임 로그인이 어려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일 현재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에는 콜로플라의 ‘하얀 고양이 테니스’가 올라 있다. 포켓몬GO는 4위로 밀려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부 언론은 일본에 앞서 7월 6일 서비스가 시작된 미국 등지에서 이미 게임에 질렸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포켓몬GO 출시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유럽 각국 소비자단체는 포켓몬GO 이용약관에 동의하기 전에 주의하도록 촉구하는 등 포켓몬GO 열풍에 찬물을 붓고 있다는 소식도 나온다. 이 게임의 이용약관은 이용자가 원고 또는 집단소송의 원고로서 소송에 참여할 권리를 포기하는데 동의하는 면책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이 조항 적용에서 벗어나려면 다운로드로부터 1개월 이내에 거부를 표시해야 한다고 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 조사업계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놀라울 정도로 빠른 하락”이라며 “일본 앱 시장에서 1위와 2위 및 그 이외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됐다. 닌텐도 주가는 이날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6% 하락해 2만100엔까지 추락, 2만 엔선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지난 19일 기록한 최근 고점(3만2700엔)에서는 40% 가까이 떨어졌다. 포켓몬GO 출시 직전 2조 엔이던 닌텐도의 시가총액은 한때 4조5000억 엔에 달했다.
포켓몬GO 액세서리 출시를 7월 말에서 9월로 연기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닌텐도가 연간 실적에 포켓몬GO가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발표하고 분기 실적 전망도 상향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GO는 미국 구글에서 분사한 나이언틱이 개발·제공하고 있으며, 닌텐도가 주식 32%를 보유하고 있는 지분법 적용회사인 포켓몬은 라이선스 비용과 개발 운영 협력을 통한 수익을 얻는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게임의 인기가 장기화하다보니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계속 사던 사용자가 이용요금 부담으로 떨어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추가나 사양 변경, 버그 수정 등이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제작사 측은 지난달 31일 게임을 업데이트하면서 26일경부터 발생한 버그 문제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주인공 캐릭터의 복장 등을 초기 설정에서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한편, 배터리 소모를 억제하는 ‘배터리 세이버’ 기능은 제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