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車, 실적은 호전됐는데…주가는 왜 웃질 못하니

입력 2016-07-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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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 2분기에 모처럼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당장의 실적 수치는 좋아 보이지만 실상 속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시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자동차는 2분기 매출액 14조4500억 원, 영업이익 7709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이 7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도 2분기 매출 24조6767억 원, 영업이익 1조7618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9분기 만의 일이다.

2분기 실적만 보면 주가가 뛰어야 자연스럽다. 하지만 두 회사의 주가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기아자동차의 주가는 0.23% 상승에 그치며 3년 만에 최대 이익을 거둔 것치고 초라한 흐름을 보였다. 9분기 만에 이익규모를 늘린 현대자동차 또한 실적을 발표한 26일 0.37% 오른 데 이어 이날도 0.74%의 상승에 그쳤다.

주식시장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외면한 것은 2분기 실적개선이 개별소비세 효과에 따른 ‘반짝 호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분기는 반짝 호전됐지만 상반기(1~6월) 전체 실적은 좋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감소한 3조1042억 원에 그쳤다. 기아차는 상반기 영업이익(1조4045억원) 규모에서 지난해보다 20.8% 증가했지만,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는 하반기 이후 내수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현대차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업계에 대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평가는 부정적 전망 일색이다. 노무라는 현대차 2분기 실적개선을 자동차 부문이 아닌 기타 사업 부문(현대로켐, 현대케피코, 현대트랜스리드)이 주도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동차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9%를 기록해 원화 약세에도 수익성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HSBC도 현대자동차에 대해 “2분기엔 보다 나아진 상품 믹스, 우호적인 환율 덕분에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부진한 판매량과 신모델 출시의 부재로 인해 올 한 해 이익 개선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에 국내시장에서는 ‘판매 저조’, 해외시장에서는 ‘높은 마케팅 비용’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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