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 대부분 순매수…올해 순매수규모 2012년 이후 가장 많아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 증가에 힘입어 1년 2개월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33.62%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5월 18일의 33.62% 이후 1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7월 들어
2000년대 중반 41.97%까지 올랐던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32~34%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올해 초 중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신흥국 자금이탈로 31%까지 떨어졌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5월 30일에는 외국인 비중이 29.6%를 기록하며 30%대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자산시장에 유입되기 시작한 영향이다.
외국인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틀 뒤인 29일부터 국내 증시에서 줄곧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일 하루간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조3000억원을 넘는다. 지난달 27일 1926.85였던 코스피 지수는 7월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2010선 위까지 올라섰다.
올해 1~7월 현재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6조5700억원 수준으로 코스피가 활황이었던 2012년 이후 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하는 중이다. 2012년 국내 증시에서 20조8732억원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2013년과 2014년에 3조4111억원, 4조8348억원 등으로 순매수 규모를 줄인뒤 2015년에는 3조5783원어치를 팔아 순매도로 전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신흥 시장으로 자금이 순환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 포지션이 '팔자'로 당장 바뀔 이유는 없다"며 "매수 강도는 약해질 수 있지만 당분간 매수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 환경이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급격히 회수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면서도 “시장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변화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