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이 와중에… 대우건설 사장 낙하산 구설수

입력 2016-07-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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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추위, 고성·참석자 퇴장등 파행… 산업은행 특정인사 낙점 압력 의혹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부실한 관리와 방만경영으로 도마에 오른 산업은행이 이번엔 대우건설의 차기 사장 선임을 두고 낙하산 인사설에 휩싸였다. 상식을 벗어난 선정 절차 변경과 밀실 추천 논란이 더해지면서 외압설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18일 대우건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5명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20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과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을 대상으로 마지막 면접을 거친 뒤 후보를 압축, 21일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에 박 상임고문을 최종 후보로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이사회에 앞서 20일 치러지는 최종면접은 형식적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최종면접이 아예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의식해 외부 출신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몸살을 잃고 있는 산업은행이 사장 선임 과정의 투명성에 부담을 느껴 외부 출신을 선임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해외사업이 건설사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박 상임고문이 주력 분야였던 주택사업을 더 강화해 산업은행이 원하는 실적 개선과 주가 회복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일정 변경이 계속된 데다 사추위가 30명에 가까운 후보군을 2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참석자 중 한 명이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는 등의 이야기가 불거져 정치권과 산업은행이 특정인을 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외압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우건설 차기 사장 선임 과정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외부의 입김을 인정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때문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 의혹이 사실일 경우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대우건설 노조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15일 반대 성명문을 발표해 “이번 인사에는 사추위 위원들도 모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박 상임고문이) 사추위 면접장에서 이미 본인으로 결정이 돼 있다는 듯 불성실한 면접 태도를 보이며 면접 위원들에게 상당한 불쾌감을 줘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어떤 이유인지 최종 2명의 후보 중 한 명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는 한두 번이 아니다. 5조 원 규모의 초대형 분식회계와 횡령 사건이 벌어진 대우조선해양도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네 차례나 CEO가 바뀌면서 외압설이 불거졌다. 또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2013년 국정감사에서 “성공하는 낙하산이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사추위는 21일 이사회를 통해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 임시 주총은 내달 초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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