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역할론 재정립 필요성 강조
8월 3일 3년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참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거듭 토로했다.
윤 위원장은 1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에 집중해야 하고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금융서비스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글로벌 금융회사가 되려면)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전산투자가 필요하고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우수한 인력이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싶도록 해야 하고 뒷받침을 해 줄 수 있는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런 점에서 (자본의 속성을 가리지 말고)활용할 수 있는 자본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며 “빚을 내서 할 수도 있지만 빚보다는 자본확충하는 게 좋다”며 금산분리원칙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가진 마지막 합동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 글로벌 금융회사를 육성하고 산업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실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CEO관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특히 연임 분위기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국제회의에 참석해 보면 우리나라보다 못한 나라의 공무원이 더 대접받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는 수십년간 계속 같은 일을 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금융회사도 마찬가지로 능력 있고 성과 있는 CEO는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 임기가 보장되고 연임할 수 있어야만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연관해 윤 위원장은 대통령도 큰 의미의 CEO라며 “대통령 연임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5년 중임해야 한다고 본다”며 “지금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을 보면 더 이상 독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또 금융회사 CEO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 위원장은 "연말이면 CEO들이 불우이웃 시설을 방문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올바른 방식의 사회공헌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그게 정말 CEO가 할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CEO는 분, 초를 쪼개서 어떻게 하면 회사에 더 큰 수익을 안겨 줄 것인가, 일자리를 더 늘릴 것인가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위원장은 퇴임 후 충분한 휴식을 가질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퇴임 후) 잠을 실컷 자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 못 가본 산에도 좀 오르고, 해외여행도 좀 다닐 생각이다”라며 “한 2개월 정도는 사무실 같은 거 안 만들고 그냥 쉴 생각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