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박종석 사진발 기대…삼성전기 이윤태 아직은 암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부품시장에서도 라이벌로 통하는 닮은꼴 기업이다.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기술력도 비슷한 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굵직한 거래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삼성전기는 2014년부터 이윤태 사장이, LG이노텍은 지난해 말부터 박종석 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최근 실적도 비슷하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초라한 성적표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쇼크’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납품하는 카메라모듈의 단가가 낮아져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LG이노텍 또한 애플의 아이폰 6S와 LG전자의 G5가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카메라 모듈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던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반대의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의 주가는 실적부진 전망을 반영해 이달 들어서만 약 5% 떨어진 상태다. 12일 소폭(0.32%) 반등했지만 그간의 낙폭을 고려하면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반면 LG이노텍은 이달 들어 주가가 5.32%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7만8800원이었던 LG이노텍은 현재 8만3000원까지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차이로 두 개의 카메라를 하나로 합친 ‘듀얼카메라’를 지목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폰7 시리즈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하기로 돼 있어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며 “반면 삼성전기는 아직 갤럭시 시리즈의 듀얼카메라 채택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기대감이 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의 경우 전통적 고객사였던 애플이 듀얼카메라를 채택한 것만으로도 호재인데, 물량까지 독점하게 되며 하반기 눈에 띄는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전자와 애플뿐 아니라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등 신흥주자들까지도 전략모델에 듀얼카메라를 이미 탑재했거나 탑재할 예정이어서 차기 카메라모듈 시장을 선점하는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삼성전기도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대상으로 듀얼카메라 수주에 성공하며 사업에 시동을 거는 중이다. 다만 연내에 중국 고객사들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은 100만 개 안팎에 불과한 데다 공급물량 대부분이 4분기에 쏠려 있어 당분간 주가에 기대감이 반영되긴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