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논의가 오가는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독립적인 회사로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주주총회에서 자기 명성 방어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메이어는 회사의 현재 매출 현황이나 비전보다는 자신의 턴어라운드 전략이 완전한 실패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약 45분간 진행된 주총에서 메이어 CEO는 미국 유명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AT&T를 비롯해 상당수의 사모펀드가 야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야후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에 고무됐다”면서“이는 결국의 우리 사업 행보가 정당성을 입증받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어는 자신의 4년간의 임기 동안 야후의 모바일 이용자 수와 매출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매년 수십 개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 야후 사용자층 확대에 힘썼다고도 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가 야후의 성장세가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뒤처지는 이유에 대해 묻자 “야후가 있는 분야가 매우 경쟁이 치열해서”라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메이어의 관대한 자평과 달리 애널리스트와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야후는 최근 수개월간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해 대규모 감원은 물론 100개가 넘는 서비스 공급을 중단해야 했다. 잰 도슨 잭도우리서치 기술 부문 애널리스트는 “이번 야후의 주총은 메이어의 업적 방어가 전부였다”면서 “메이어에게 야후는 처음으로 회사 전체를 경영할 수 있는 기회였고 CEO로서 그녀의 입지를 굳힐 기회였지만 상황은 잘 돌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글 부사장 출신이었던 메이어는 지난 2012년 중반 침체를 겪던 야후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임기 첫 2년간은 허니문이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점이 회사 성장 전망에 유리하게 작용한 덕분이었다. 알리바바는 2014년 9월 세계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했고 알리바바의 상당 지분을 가진 야후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허니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광고매출은 계속 줄어드는데다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출시한 신제품이나 인수·합병(M&A)에서 이렇다 할 성과도 얻지 못했다.
부진에 허덕이던 야후는 주요 주주이자 행동주의 헤지펀드 스타보드로부터 매각 압력에 시달리다 현재 회사 핵심 사업부인 인터넷 사업부를 50억 달러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