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124개 6배↑·日평균거래액 28억 7배↑…코스닥이전 기업 17개 징검다리 역할
지난 3년간 코넥스시장은 덩치가 몰라볼 만큼 커졌다. 지난 2013년 7월 출범 당시 50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시가총액은 이제 5조 원을 훌쩍 넘기며 11배 이상 증가했다.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했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에 이은 ‘제3의 주식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다만 코넥스 시장이 출범 후 3년간 종목·시총 등에서 양적으로 성장했음에도 아직은 시장으로서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모험자본의 중간회수 시장 등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 시가총액 ‘괄목상대’…4689억 원서 출발해 5조 원 넘겨= 3년간 코넥스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왔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넥스 상장기업은 124곳으로 시가총액이 5조1722억 원에 달했다. 이는 개장일인 2013년 7월1일 대비 각각 5.9배, 11배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정보통신(IT)과 바이오 업종 기업이 절반을 넘는 66개사(53%)로 집계돼 중소 기술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코넥스의 개설 취지도 잘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거래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등 시장의 유동성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28억1000만 원으로 개장 첫해인 2013년(3억9000만 원) 대비 7.2배로 증가했다. 하루 거래량은 20만2000주로 3년 전(6만1000주)의 3.3배 수준이 됐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시장활성화를 견인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거래대금은 5385억 원으로 전체(6574억 원)의 82%를 차지했다. 시장 초기와 비교하면 약 10.7배 증가한 수치다. 기관과 기타법인의 올해 거래대금은 각각 578억 원(9%)과 611억 원(9%)에 그쳤다.
코스닥시장 입성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도 톡톡히 수행했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에 성공한 업체 수는 최근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진입한 닉스테크를 포함해 총 17개에 달한다. 올 하반기에는 바이오리더스와 엘앤케이바이오메드, 현성바이탈, 이엔드디, 솔트웍스 등 10개 안팎의 업체들이 이전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평균 41.6%로 높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장제도의 정비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출범 첫해 677건에 불과했던 공시건수는 이듬해 1485건, 지난해 2021건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438건을 기록 중이다. 기업설명회 역시 출범 첫해 53건에서 이듬해 120건, 지난해 15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 4곳 중 1곳만 자금조달…거래 회전율 0.1%도 안돼=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코넥스 시장이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치상 코넥스 상장기업의 자금조달금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첫해 136억 원에서 2014년 679억 원, 2015년 90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576억 원으로 조달했다. 시장 개설 이후 현재까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된 금액은 총 2294억 원이다.
하지만 내실을 보면 코넥스 시장을 통한 자본조달 규모와 방법 등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넥스 시장에서 연간 25개사가 약 903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나머지 기업들은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자금조달 방법은 사모증자 30건, 전환사채 5건, 일반공모 1건 등으로 사모증자에 편중됐다. 이 기간 코스닥 상장기업의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38%를 기록했다.
주식회전율도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다. 지난해 코넥스 시장 일평균 시가총액 매매회전율과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각각 0.06%, 0.04%로 코스닥 시장(각각 1.90%, 2.56%)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발행 주식수 중 유통되는 주식의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유통주식 비율이 낮은 코스닥 소형주와 비교해도 코넥스 시장 종목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크게 낮다. 이같이 부진한 거래는 모험자본 중간 회수처로서의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코넥스 시장이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자의 자금회수 시장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회전율이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량 증가로 가격이 효율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상장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비대칭 문제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오 관련주 등 일부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도 문제점을 지목된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 차원에서도 코넥스시장의 유동성 확충과 시장의 쏠림현상 완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봐야 한다”며 “여전히 현실적인 규제들이 코넥스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