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불똥은 라인에게도 튀었다. 공모가 범위를 결정하려 했던 27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라인은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상장 연기라는 추측성 시나리오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라인을 이끌고 있는 신중호 최고글로벌경영자(CGO)는 브랙시트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IPO(기업공개)를 밀고 나갔다.
내달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공모가 밴드를 2700~3200엔(약 3만1050~3만6800원)으로 28일 결정했다. 당초 제시한 라인의 공모 예정가가 주당 2800엔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결과다.
라인은 다음 달 14일 뉴욕에서 2200만주를, 15일 도쿄에서 1300만주를 각각 상장시킬 예정이다. 또 초과배정옵션을 통해 525만주를 추가 발행한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최대 1290억엔(약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8일까지 진행되는 라인의 수요 예측이다. 라인 주식 수요에 따라 다음 달 11일 공모가가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수에도 불구하고 라인의 상장일정이 예정대로 추진된 것은 신 CGO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뚝심있게 IPO를 밀고 나가기로 결정한 데는 신 CGO가 있었다. 그는 라인 탄생의 일등 공신으로, 초기 일본법인 설립을 주도하고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KAIST 출신인 신 CGO는 1996년부터 3년간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 연구원을 지낸 뒤 2000년 오즈테크놀러지 이사, 2002년 네오위즈 검색팀장을 역임했다. 라인 성공의 모태는 신 CGO가 2006년 설립한 ‘첫눈’이 밑바탕이 됐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2006년 6월 신 CGO가 설립한 ‘첫눈’을 350억 원에 인수하면서 라인 성공의 첫 단추를 꿴 것이다. 이후 신 CGO는 이 의장의 특명을 받고 2008년 일본으로 건너가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고, 2011년에는 ‘네이버톡’을 발전시킨 라인을 개발해 일본 시장에서 결실을 맺었다.
이번 라인의 글로벌 증시 상장으로 신 CGO는 최소 2000억원대의 스톡옵션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신 CGO는 2012년 11월 라인 스톡옵션 679만주를 행사가격 344엔에, 지난해 2월 347만4500주를 1320엔에 각각 받아 총 1026만4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라인이 제시한 공모 예정가 2800엔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신 CGO의 스톡옵션 평가차익은 218억1850만엔(약 24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