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수익률 0.97% 그쳐...이머징 마켓 대비 상대적 소외
올해 초 신흥시장대비 위험성도 적으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 펀드가 있다. 일본펀드가 바로 그것이다.
일본은 지난 1990년대 초반 거품경제가 붕괴된 이후 사실상 성장이 멈춘 상태였다. 그러던 일본경제가 2005년부터 생산과 투자, 수출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그 덕에 고용과 소득이 늘어나는 선순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10년 이상 지속된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기를 벗어나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다며 펀드추천 1순위로 일본펀드를 꼽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그러던 일본펀드들이 최근 맥을 못추고 있다.
▲ 연초수익률 한국 42.20%, 중국 32.57%...일본 8.52%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연초이후 지금까지(2007년 7월 25일 기준) 일본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는 8.52%의 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이 42.20%인 것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은 32.57% 상승했고 브릭스와 인도 역시 25.21%, 23.54% 각각 올랐다.
수탁고도 지난 5월 3조2347억원을 최고점으로 지난달에는 3조2210억원, 지금은(2007년 7월 24일 기준) 3조937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 1월에 6668억원이던 수탁고가 2월에 1조8460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최근 1개월수익률도 평균 0.97%로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수익률을 냈다고 말하기 민망하다.
펀드별로는 연초이후 12.73%의 수익률을 올렸던 플랭클린 템플턴의 '프랭클린템플턴재팬주식형자(A)'의 1개월 수익률은 2.77%에 그치고 있고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1_A'의 1개월 수익률은 -0.25%, '미래에셋재팬컨슈머주식 1(CLASS-A)'는 -1.61%, 'Tops일본대표기업주식 A1'는 -0.71%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역내외 펀드를 막론하고 설정액 1000억원 이상 펀드중 1개월 수익률 2% 이상을 기록하는 펀드는 플랭클린 템플턴의 멀티클래스 펀드들과 '대한파워일본배당주식1'이 거의 유일한 수준이다.
▲ 경제성장에 비해 주가 뒷받침 부족...글로벌 증시에 대한 우려감 반영
일본펀드가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경제성장에 비해 주가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과 과열양상을 띠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일본펀드의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현재 일본경제는 '잃어버린 15년'을 회복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이고는 있지만, 주가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주위 이머징 시장들이 너무 급격하게 상승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감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일본 경제는 수출면에서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고 내수경기도 살아나고 있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메리트가 있다"고 덧붙였다.
프랭클린템플턴 재팬법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테츠로 미야치는 "2분기 일본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수익성 향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합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일본 경기의 향방 및 중국 등 다소 과열양상을 띠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 대한 우려, 기업실적에 대한 보수적인 기준 등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해 조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일본펀드의 전망에 대해서 테츠로 미야치는 "일본에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 특히 이머징 국가의 성장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많은 산업 분야와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며 "또한, 글로벌 환경 문제로 인한 수혜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이 두 가지 요소가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펀드의 투자 테마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