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랩셀과 에스티팜이 상장 첫 날 급등세를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올해 초 주춤하던 제약∙바이오 종목이 최근 들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호텔롯데의 상장 무산 등으로 갈 곳을 잃은 공모자금이 두 새내기 바이오주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녹십자랩셀은 시초가(3만7000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4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1만8500원의 160%를 웃도는 가격이다. 에스티팜 또한 시초가(4만7000원)보다 3.82% 오른 4만8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녹십자랩셀보다는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공모가(2만9000원)와 비교하면 168.27% 수준이다.
공모시장에서는 일찍이 두 회사의 상장이 큰 관심을 받았다. 세포치료제 개발업체인 녹십자랩셀은 NK세포(natural killer: 자연살해 세포)에 대한 권리 일체를 넘겨 받아 2011년 설립됐다. 이달초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공모밴드(1만3600~1만59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85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이 800대 1에 달했다.
시장은 녹십자랩셀이 NK세포치료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을 통한 밸류에이션보다 NK치료제 ‘MG4101’ 성장성 반영이 주가에 더 유의미하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2018년 라이센스 아웃(기술수출)을 가정할 때 이 회사이 파이프라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3288억원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에스티팜 또한 상장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에스티팜 공모가는 밴드 상단을 초과한 2만9000원이었으며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이 237대 1을 기록했다. 제조가 어려운 올리고핵산 전문원료의약품(API)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에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과 중간체(PI)를 공급하고 있으며 수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김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을 제외한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2016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0배”라며 “에스티팜도 향후 실적 달성 여부와 시장 상황에 따라 유사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인 주당 6만원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