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해소 VS 상승피로감 쌓여...증권·IT 절대 다수 추천
지금껏 미지의 고지라고만 여겨졌던 코스피 지수 2000포인트가 드디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1900포인트(종가 기준)를 넘은 이후, 거래일로 치면 약 일주일만의 기록이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우려와 중국의 긴축정책 소식도 약발을 안받는다. 외국인의 계속되는 대량 매도세도 기관과 개인이 거뜬히 받아내고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이란 말은 정말 이럴 때 쓰라고 있나 보다.
하지만, 2000포인트를 밟았다고 해서 '신세계'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하루 아침에 주식 부자가 하늘에서 떨어질리 만무하고, 여의도 증권가도 매일매일 숨 가쁜 일상이 반복될 뿐이다. 이럴때 일수록 이성을 찾아야 한다. 이제 2000포인트를 얼마나 더 유지하고 또 지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증시는 상승 피로감이 너무 쌓여 있다. 피로는 제때 풀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로가 겹쳐 만성피로 증세가 지속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2000포인트,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주요 증권사 전문가들에게 2000포인트 시대를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해 물어봤다. 그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한국증시의 저평가 해소와 재평가 국면으로의 진입, 더 나아가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긍정적 의견에서부터 단기간의 오버슈팅한 영향 탓으로 2000포인트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까지 여러 의견이 나왔다.
▲저평가 해소 VS 상승피로감 쌓여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위원은 "2000포인트 시대의 의미는 한국증시의 저평가 해소와 밸류에이션의 급상승으로 봐야한다"며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작업이 이뤄져 왔음과 동시에 북핵 리스크 감소,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이 2000포인트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 미국경제의 안정, 또한 유럽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해 글로벌 경제의 위험이 낮아 졌다는 점도 2000포인트 시대를 이끌었다고 봤다. 거기에 기업의 이익 개선도가 빨라졌고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는 점 역시 높이 평가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2000포인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그 이유는 "향후 1년간 한국 증시는 2300선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한국증시에 고평가라든지, 버블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 팀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3분기를 고점으로 완만한 기간 조정을 가치고 난 후 내년 베이징 올림픽 전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조정은 베이징 올림픽 직전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화증권의 민상일 연구위원은 "2000포인트를 넘었다고는 하지만, 안착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며 "2000포인트에 대한 맹목적 찬사는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민 연구위원은 "2000포인트는 주식형펀드로의 꾸준한 자금 유입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실적의 영향이 가장 컸지만, 너무 단기간에 오버슈팅한 영향 때문에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도 "2000포인트가 처음 밟아보는 미지의 고지로 상징적 의미는 크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며 "단지 상승가도 중에 거쳐 가는 길목정도로 보는 것이 낫다"고 평했다. 즉, 2000선 돌파는 구조적 상승세의 연장선상으로 투자자들에게 주식이 새로운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상징적·숫자적 의미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말까지 2300 거뜬히 VS 2100~2200 사이 완만한 상승
올 연말까지나 내년 상반기까지의 예상지수대를 묻는 질문에는 대체적으로 200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지만, 크게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과 2100~2200사이를 저울질하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눠졌다.
현대증권 류 연구위원은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올해말에 2300포인트는 거뜬히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을 저가로 매수할 기회가 있을때마다 놓치지 말라"로 조언했다. 게다가 그는 한국증시는 이제 더이상 저평가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펀더멘털을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영증권 김 팀장도 "내년 상반기에 2300포인트는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한국증시에는 고평가라든지, 버블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2000 포인트 이후에는 기업의 적정 성장 국면을 보고 매수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증권 민 연구위원은 "2000포인트가 불안한 것은 중국의 긴축 영향은 '불확실성 해소'가 아닌 누적되고 있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올 연말에서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2100~2200선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완만한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IT 절대 다수 추천
전문가들은 2000포인트 시대를 열면서 어떤 주식을 가져가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증권주와 IT업종을 절대 추천했다. 왜냐하면 지금껏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돼 왔다는 점과 앞으로 성장 동력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파트장은 "2000포인트 시대, 시장은 계속 우상향으로 갈 것이고 안정성은 더욱 공고히 될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BUY & HOLD'하는 전략을 펼 것"을 권하며 성장과 가치 측면에서 고른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자동차와 건설, 특히 증권과 IT 업종을 추천했다.
브릿지증권 이상준 차장 역시 "주가가 조정에 들어갔을때 매수하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보유하는 것이 옳다"며 유망업종으로는 증권주와 대형 IT종목이 장세를 이끌 것이며 통신업종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위원도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시장에 크게 흔들릴 이유가 없지만, 단기 투자자들에게는 증권주와 IT, 내수소비재를 추천한다"며 특히, 2000포인트 시대는 업종보다는 종목별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