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한계 몰린 BOJ, 추가 완화 신중…환율 개입 나설까

입력 2016-06-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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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 1년간 추이. 출처=블룸버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6일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시장은 벌써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화정책 유지 결정으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저지하고자 개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이날 BOJ는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를 현행 마이너스(-)0.1%로 동결하기로 하고, 본원통화를 연간 80조엔 늘리기로 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키로 했다.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둔 가운데 만약을 대비해 얼마 남지 않은 완화 카드를 남겨두기로 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BOJ의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BOJ의 통화정책 발표 직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 넘게 급등했다. 특히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후 한때 104.01엔까지 떨어져 2014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치솟았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엔고·주가 하락 흐름이 더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이미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13% 넘게 급등한 상태다. 엔고 현상이 이어지면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 우려가 커져 일본증시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맥쿼리의 마틴 라코스는 “흥미로운 것은 중앙은행이 현쟁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 시장이 요동친다는 것”이라면서 “현행 정책 유지 결정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더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 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당국이 환율 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 미툴 코테차 아시아환율 전략 책임자는 “당국자들은 사실 엔 환율보다는 주식 시장 움직임을 확인하는 데 더 주력할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이 주식시장에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BOJ가 추가 완화책 도입을 보류하면서 7월 추가 완화책 도입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2%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려면 추가 완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영국의 EU 탈퇴로 결정된다면 달러·엔 환율은 100엔대 밑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다만 경기와 물가 지표가 큰 폭으로 무너지지 않는 이상 완화책 도입을 더 미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즈미 드발리에 HSBC 이코노미스트는 “BOJ 정책 위원들이 일본 경제와 물가상승률에 대한 하방 위험을 언급할 타이밍을 더 오랫동안 기다리게 된다면 시장은 BOJ의 물가상승 목표 달성 의지에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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