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롯데 비리에 죄 없는 개미만 ‘곡성’…“롯데케미칼 사고, 롯데쇼핑 팔아라”

입력 2016-06-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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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입니다. 롯데그룹 말입니다. 지난해엔 수장 자리를 놓고 두 형제가 ‘골육상쟁(骨肉相爭)’을 벌이더니 이번엔 수백억원대 비자금 의혹에 휘말렸습니다. 롯데케미칼부터 롯데쇼핑, 호텔롯데까지 엮이지 않은 계열사가 없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도 오너 일가는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으니 ‘롯데 배지’를 달고 일하는 직원들만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직원들만큼이나 슬퍼하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롯데를 사랑한 베르테르, 바로 투자자들입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지 사흘 만에 롯데그룹주에선 2조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했죠. 개미(개인투자자)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갑니다.

“팔까? 말까?”

기사를 보며 이런 생각 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바닥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에 관심을 가져보지만 파란색(하락)으로 도배된 전광판을 보면 그 마음이 쏙 사라집니다. 전문가들 의견은 어떨까요?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롯데케미칼: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 “과매도 구간 진입”
롯데케미칼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90억원, 4970억원으로 추정되는데요.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대규모 정기보수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가 늘어난 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래깅효과(저가원료 투입에 따른 실적개선)’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그룹 비자금 의혹 때문에 이런 호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정주가는 33만원(주당 순자산 27만원×PER 1.2배)입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볼 만 합니다.

(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롯데쇼핑: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주가상승 당분간 어려워”
내수 부진으로 주요 사업부인 백화점과 할인점의 실적 회복세가 매우 더디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홈쇼핑은 6개월간 황금시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죠. 실적에 큰 부담을 줄 겁니다. 호텔롯데 상장이 철회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져 당분간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동력(모멘텀)이 없습니다.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내려 잡고,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 조정합니다.

◇롯데칠성: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처음처럼 중요”
롯데칠성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504억원, 512억원을 기록할 것입니다. 여름을 맞아 탄산음료, 아이스커피가 잘 팔릴테니까요. 문제는 술인데요. 6월 소주 판매량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매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6~7%가량 둔화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6%)만 반영되는 셈이죠. 맥주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1000억~1050억원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예상실적으로 따져 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에 불과합니다. 주가하락이 심하다는 얘기죠.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70만원을 유지합니다.

◇롯데푸드: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실적개선 기대감 이상 무”
롯데푸드의 실적개선은 2분기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매출액 4672억원, 영업이익 299억원이 예상되는데요. 돼지고기 수요가 늘고, 파스퇴르의 신제품 ‘위드맘’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10월 평택공장 증축이 마무리되면 HMR(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대체식품)의 제품군이 갖춰질 텐데요. 실적에 도움을 줄 겁니다.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건 실적과 상관없는 그룹 리스크 때문입니다. 싸게 살 기회입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2만원을 유지합니다.

▲롯데정밀화학 사업부문별 이익 추정(출처=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롯데정밀화학: 이재원 KB투자증권 연구원 “구조조정으로 견고해진 내재가치”
롯데정밀화학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꾸준히 내실을 다지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인 에폭시수지 원료 ‘ECH(에피클로로하이드린)’와 ‘가성소다’ 등의 판매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됩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400억원, 90억원을 기록할 것입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8000원을 제시합니다.

*친절한 용어설명:
△PER가 뭔가요?=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인데요. 회사의 주식가치 보여주는 지표죠. 예를 들어 한 주에 1만원하는 A사 주식이 1년에 주당 1000원의 순이익을 낸다면, PER는 10이 됩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고평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고 봅니다.

△PBR가 뭔가요?=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입니다. 주가가 기업 순자산의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가를 보여주죠. 값이 낮을수록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다고 보는데요. 만약 PBR가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단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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