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칼럼]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입력 2016-06-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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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과거 의류, 신발, 전자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근면한 저임 근로자의 경쟁력을 통하여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룩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우리보다 앞선 기업들을 모방하여 값싸게 만들면 되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금년에도 작년에 이어 2% 수준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에 못 미치고 있다. 경제연구소들에 의하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30년대는 2%, 2040년대 이후에는 1%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고 임금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스마트폰, 로봇,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이제는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지식집약적 산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창의적인 인재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근면, 성실만으로는 안 되고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유리창 닦기는 10명의 근로자가 1명의 근로자를 이길 수 있으나 바둑에서는 아마추어 10명이 아무리 열심히 연구해도 이세돌 기사를 이길 수 없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인재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교육, 국민의식, 문화 등이 바뀌어야 한다.

첫째, 학교 교육부터 변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암기 위주, 정답 위주의 교육이다.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암기력 좋은 학생이 우등생이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잡다한 지식을 외우게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과거 수많은 학생이 독일어를 외우고 외국지리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그것들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는가? 일전에 신문에 어느 중학교 시험 문제가 1면 머리기사로 난 적이 있다. 내용인즉 깍두기를 몇 cm로 잘라야 하는가 하는 시험 문제가 출제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왜 외워야 하는가? 이제 정보를 외우는 교육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오늘 선생님 말씀 잘들었냐?”라고 하는데, 유태인 부모들은 “오늘 무슨 질문하였느냐”라고 한다. 정답을 외우라고 할 것이 아니라 틀린 답이라도 “왜 그렇게 생각하냐”라고 하여 스스로 생각토록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질문과 토론 등 창의성이 확대되도록 교육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둘째, 튀는 것이 허용되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창의성은 획일화된 문화에서 나올 수 없다. 다른 생각, 새로운 시도에서 나오게 된다.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있다. 너무 튀지 말라는 것이다. 때로는 이단아같이 보이고 엉뚱한 짓을 하는 것도 용인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알파고를 만든 ‘허사비스’는 고교 때 게임광이었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에 대학에 안 가고 게임회사에 취직한 후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그 후 대학에 진학했다고 한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이 이럴 경우 어떻게 하였을까?

아울러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지나친 상명하복 문화도 개선되어야 한다. 어른이나 직장상사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문화에서는 자유분방한 생각이 나올 수 없다.

셋째, 벤처기업이 성공하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안정적인 공무원, 공기업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이것을 살려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안 되면 누가 창의적인 생각을 할 것인가?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대박을 터뜨릴 기회가 있어야 한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그로 인해 인생의 낙오자가 되지 않고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되어 재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지식집약적 산업 시대이다. 창의성 있는 인재양성 여건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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