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가 ‘정운호 로비게이트’에 휘말리면서 롯데면세점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 운영사로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85% 넘어 호텔롯데 기업 가치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 롯데는 6일 홍콩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싱가포르ㆍ런던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딜 로드쇼 (Deal Roadshow·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해외 기업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장했다.
호텔 롯데는 당초 오는 29일 IPO(유가증권상장)앞두고 있었으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는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상장 전 반드시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등 관련기관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한다”며 “해외 기관들이 호텔롯데에 투자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설명회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의 핵심 사업으로, 올 1분기 전체 매출 1조5473억원 중 무려 1조3304억원을 차지했다. 또 호텔롯데가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17조9800억원 기업 가치 중 면세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93.2%에 달한다.
더구나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잃었던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올해 말 획득해야 하는 입장이다. 입점 로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월드타워점 특허 획득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최소 4조6414억원에서 최대 5조74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공모자금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텔롯데의 1주당 공모가는 9만~12만원대에 이르고 공모주식수는 4785만주이다.
이렇게 되면 신동빈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에서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사과하면서 순환출자 구조 해소와 함께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한 바있다. 호텔롯데가 상장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99%에 달하는 일본 쪽 지분율을 60%대까지 내린다는 개선안은 장담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