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다시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된 것일까. 중국 위안화 가치에 대한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중국 증시에서 공매도가 급증해 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르키트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본토 증시와 연동되는 홍콩 최대의 상장지수펀드(ETF)인 ‘CSOP FTSE 차이나 A50 ETF’에서 공매도 비율은 6.1%로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이 ETF의 공매도 비율은 1.3%였는데, 한 달 새에 5배 가까이 뛴 것이다.
공매도는 특정 주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 뒤에,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여 갚는 투자전략이다. 중국 본토 증시와 연동되는 ETF의 공매도 잔고가 늘어났다는 건 주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미국에 상장한 ‘i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에 대한 공매도 비율도 마찬가지로, 5월 25일에 18%로 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1개월 전은 3%에 불과했다.
블룸버그는 앞날에 비관적인 투자자들이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자 중국 증시에 다시 매도 압력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위안화는 이달에 이대로 가면 작년 8월 실질적 평가절하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하락률로 거래를 마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30일 중국 당국의 고시 위안값은 달러당 6.5784위안으로 5년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비관론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농후함에 따라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UBS그룹의 웬지에루 스트레티지스트는 “일부 매크로 펀드가 환차익을 얻으려고 지수 선물을 공매도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위안화에 하락 압력이 걸려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현재 30%, 위안화 가치는 이달 들어 1.6% 하락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위안화 절하 압력도 다시 커질 것이라며 위안화를 달러 대비 강세로 두고 나머지 무역 상대국 대비 약세로 둘 수 있었던 일시적인 ‘좋은 시절(Sweet Spot)’은 끝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