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결국 법정관리 신청

입력 2016-05-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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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4조원의 자금 지원을 받고도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STX조선해양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이날 오후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냈다.

신청이 접수된 직후 법원은 이병모 대표와 관련 임직원을 불러 회생절차 진행 방향을 논의했다. 법원은 STX조선의 재산을 동결하는 보전처분을 하고, 채권자 측에는 회사재산을 집행할 수 없도록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 과정을 거친 후 법원은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를 밟게 될지, 청산절차에 돌입할지 결정하게 된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사회적 관심이 큰 데다 회생절차개시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기 때문에 개시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법정관리가 본격 개시되면 법원은 채무조정을 통해 채무를 낮춰주고 회생 계획안을 이행하는지 감시하며 경영을 관리한다.

STX조선의 금융권 채무는 4조원 이상의 대출금과 1조원 이상의 선수금환급보증(RG) 등을 포함해 총 6조원이 넘는다. 그동안 채권단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지원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라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은 이미 지원된 돈이 너무 많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본격 들어가면서 회사가 발주처로부터 받았던 선수금을 금융권이 대신 물어줘야 하는 RG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TX조선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5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RG를 포함해 3조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이 1조3200억원, 수출입은행이 1조2200억원 순이다.

STX조선은 조선업이 고꾸라지고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지난 2013년 4월 워크아웃 개시 신청을 했다. 이후 자율협약 기간에 채권단은 4조원의 자금을 쏟아 부으며 경영정상화를 꾀했다. 하지만 2013년 이전 저가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손해가 지속적으로 커졌고 공정 지연 등으로 2013년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에도 손실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2014년 3000억원, 작년에는 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결국 회생에 실패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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