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회장, 백화점 전체 미술관으로 바꾸고 정유경 사장도 적극 도입…신동빈 회장 “그룹차원 문화감성 경영활동”
백화점이 단순 쇼핑공간이 아닌 예술을 더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2년 연속 역성장하는 백화점 업계가 ‘반전’을 꾀하는 것. 이에 유통 총수가 직접 나서서 백화점 공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감성적 접근으로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평소 ‘콘텐츠 디벨로퍼’를 강조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4일부터 26일까지 무역센터점에서 ‘제1회 코리아 패션&아트페어’를 진행하고 백화점 전체를 미술관으로 바꿨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 30명의 작품 1500여점이 고객 동선 곳곳에 배치됐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월리를 찾아라’를 테마로 고객이 스스로 참여하고 즐기는 콘텐츠를 꾸민 바 있다. 5개월간 전담팀이 꾸려져 사전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전 점포를 원색계열의 월리 색상으로 꾸며 활력을 불어넣고 ‘월리’ 복장 배우가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상업성을 최소화하고 장기화된 아트 마케팅은 고객 수 증가로 이어졌다. 2월 11일부터 3월 6일까지 방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20.7% 증가했으며 6개월간 백화점을 찾지 않은 휴면고객 1만5000명이 회귀했다. 특히 20대 매출은 19.5% 신장하고 40대 전후 고객도 급증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백화점 주요 고객이 동반 성장했다.
이 같은 아트 마케팅은 신세계와 롯데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디자인 학교 출신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백화점에 아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정 사장은 “과거 소수 상류층에 국한됐던 문화가 이제는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시대로, 모든 고객이 직·간접적으로 예술 작품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2011년 세계적인 거장 제프 쿤스의 명작인 ‘세이크리드 하트’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들여왔다.
2014년에는 세계적인 그래피티 거장인 벤 아이네가 연출한 ‘러브 잇(LOVE IT)’의 이미지를 상품·광고·매장·쇼핑백 등에 활용했으며 지난해는 ‘스타워즈 에피소드7’ 테마에 맞춰 신세계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패션 잡화 28개를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고객을 끌기 위해 지난 3월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프랑스 작가 ‘나탈리 레테’의 전시회인 ‘러블리 레테’를 올해 첫 아트 마케팅으로 선보였다. 지난해는 ‘앤디워홀 팝업스토어’와 ‘1600+판다 세계여행’ 팝업스토어 등의 아트 마케팅을 통해 각각 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차원으로 다양한 문화·감성 경영활동을 펼쳐 국민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