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총수들의 ‘아트 마케팅’ 대전

입력 2016-05-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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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회장, 백화점 전체 미술관으로 바꾸고 정유경 사장도 적극 도입…신동빈 회장 “그룹차원 문화감성 경영활동”

▲현대백화점은 24일부터 26일까지 무역센터점에서 ‘제1회 코리아 패션&아트 페어’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현대백화점

백화점이 단순 쇼핑공간이 아닌 예술을 더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2년 연속 역성장하는 백화점 업계가 ‘반전’을 꾀하는 것. 이에 유통 총수가 직접 나서서 백화점 공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감성적 접근으로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평소 ‘콘텐츠 디벨로퍼’를 강조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4일부터 26일까지 무역센터점에서 ‘제1회 코리아 패션&아트페어’를 진행하고 백화점 전체를 미술관으로 바꿨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 30명의 작품 1500여점이 고객 동선 곳곳에 배치됐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월리를 찾아라’를 테마로 고객이 스스로 참여하고 즐기는 콘텐츠를 꾸민 바 있다. 5개월간 전담팀이 꾸려져 사전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전 점포를 원색계열의 월리 색상으로 꾸며 활력을 불어넣고 ‘월리’ 복장 배우가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상업성을 최소화하고 장기화된 아트 마케팅은 고객 수 증가로 이어졌다. 2월 11일부터 3월 6일까지 방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20.7% 증가했으며 6개월간 백화점을 찾지 않은 휴면고객 1만5000명이 회귀했다. 특히 20대 매출은 19.5% 신장하고 40대 전후 고객도 급증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백화점 주요 고객이 동반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스타워즈 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렸다. 연합뉴스

이 같은 아트 마케팅은 신세계와 롯데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디자인 학교 출신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백화점에 아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정 사장은 “과거 소수 상류층에 국한됐던 문화가 이제는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시대로, 모든 고객이 직·간접적으로 예술 작품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2011년 세계적인 거장 제프 쿤스의 명작인 ‘세이크리드 하트’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들여왔다.

2014년에는 세계적인 그래피티 거장인 벤 아이네가 연출한 ‘러브 잇(LOVE IT)’의 이미지를 상품·광고·매장·쇼핑백 등에 활용했으며 지난해는 ‘스타워즈 에피소드7’ 테마에 맞춰 신세계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패션 잡화 28개를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에서 고객이 나탈리레테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젊은 고객을 끌기 위해 지난 3월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프랑스 작가 ‘나탈리 레테’의 전시회인 ‘러블리 레테’를 올해 첫 아트 마케팅으로 선보였다. 지난해는 ‘앤디워홀 팝업스토어’와 ‘1600+판다 세계여행’ 팝업스토어 등의 아트 마케팅을 통해 각각 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차원으로 다양한 문화·감성 경영활동을 펼쳐 국민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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