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올해 기업 설비투자 182.4조…0.9% 증가"
산업은행은 국내 3550개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이 지난해 대비 0.9% 증가한 182조40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26일 밝혔다.
산은은 지난해까지 조사 응답기업의 투자액을 단순 합산했지만, 올해엔 통계적 기법을 활용해 국내 설비투자 총액과 업종별 설비투자 총액을 추정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3.7% 확대하고, 중소기업은 11.8% 축소를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2.9% 증가한 88조1000억원(비중 48.3%), 비제조업은 0.9% 감소한 94조3000억원(비중 51.7%)이 될 전망이다.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12조7000억원), 석유화학(5조6000억원), 석유정제업(3조원) 등에서 증가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33조3000억원), 기계장비(2조8000억원), 철강(2조2000억원), 조선업(1조4000억원)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 중에서 전년대비 상승폭은 석유정제업(62.7%)이 고부가제품, 비정유 부문 강화를 위한 고도화 투자 확대로 가장 컸다. 반면 철강업종은 설비 과잉, 수요산업 회복 지연으로 가장 큰 하락폭(-31.3%)을 보였다.
비제조업에서는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전기·가스업(21조5000억원)을 비롯해 해운업(1조8000억원)에서 감소가 예상되나, 부동산·임대(18조5000억원), 건설(17조4000억원), 도소매(8조3000억원), 통신서비스업(7조원) 등에서는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운업(-40.4%)은 제조업ㆍ비제조업을 통틀어 지난해 대비 설비투자 감소율이 가장 큰 업종으로 조사됐다. 이는 장기 불황에 따른 운임 약세 등 업황 부진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산은은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실적이 2015년 1.0% 증가한데 이어 올해에도 0.9%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제조업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설비투자 여력도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철강 등 주력 업종에서 중국의 추격, 공급과잉 및 수요부진 심화 등으로 투자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달리 전기차, 바이오의약품, 부동산, 관광, 물류, ICT관련 소프트웨어 등 신성장·유망사업 분야의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은행 심사평가부문 나성대 부행장은 “이번 조사는 국내 설비투자 총액과 업종별 설비투자액을 추정한 첫 번째 조사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올해는 기업들의 투자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된 만큼 ‘신성장 정책금융협의회’와 ‘정책금융센터’ 등을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을 적극 발굴·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