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맞수' 롯데-신세계, 엇갈린 주가 흐름… 왜?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이들의 엇갈린 성적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10.9% 떨어졌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1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감소한 2750억원에 머물렀다. 실적 발표 후 주가는 하루 만에 9.2% 급락하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롯데쇼핑의 연결 자회사 롯데홈쇼핑에 대해 6개월 간 매일 6시간씩 방송을 중단하란 내용의 제재 방안을 통보했다. 지난해 홈쇼핑 사업자 재승인 과정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영업정지 시간은 오전·오후 8~11시의 황금 시간대로 고강도 처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당 제재 방안이 확정될 경우 롯데홈쇼핑의 매출감소율은 약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의 본업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작업이 주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상장 절차가 구체화되면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계열사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그룹 전체적인 전환점을 마련해 하반기 롯데쇼핑의 주가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2.9% 감소한 621억원에 그쳐 컨센서스(690억원)를 10% 하회했다. 그러나 신세계의 주가는 점진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서울 소공동 면세점과 백화점 신규출점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9일 개점한 서울 소공동 면세점에는 총 600개 브랜드가 입점, 소공동 롯데면세점과 장충동 신라면세점 대비 규모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업면적 확장이 끝난 서울 강남점과 부삼 센텀시티점의 매출성장률이 20% 전후로 높게 나타나고, 신세계몰의 20%대 매출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현재 시가총액은 백화점 부문 가치, 면세점 성장성, 연결 자회사 신세계 인터내셔날, 삼성생명 지분 가치 대비 절대 저평가 상태”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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