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휴대전화 사업 포기하나…송충이는 솔잎?

입력 2016-05-26 08:12수정 2016-05-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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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휴대폰 인수 관련 1조원 추가 상각·1850명 감원…나델라 CEO “클라우드에 집중할 것”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3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휴대전화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MS는 25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72억 달러에 인수한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과 관련해 9억5000만 달러(약 1조1239억원)를 추가 감가상각하고 직원도 1850명 감원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앞서 MS는 휴대폰 사업과 관련해 7800명을 감원하고, 76억 달러를 비용으로 상각 처리한 바 있다. 이로써 전체 상각 비용은 노키아 인수 비용을 웃돌게 됐다.

MS의 잇단 휴대전화 사업 축소로, 전문가들은 MS가 사실상 모바일 기기 분야에서 강자로 도약하려던 야망을 버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MS는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접으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MS의 ‘루미아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도 안 된다. 지난주에는 노키아로부터 사들였던 피처폰 사업부를 대만 혼하이정밀과 노키아 출신 인사가 세운 HMD에 3억50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MS가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신 MS는 새로운 사업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26일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의 활용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MS는 기업 IT사업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실적과 신뢰라는 강점이 있다”며 “클라우드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 구조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아마존닷컴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31%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2위 MS(9%)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나델라 CEO는 “지난 1분기 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연환산 기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MS의 사업구조 전환은 매우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마존을 염두에 둔 듯 “MS에 클라우드는 ‘부업’이 아니라 ‘본업’”이라며 “모든 기업이 디지털화할 것을 강요받고 있는데 필요한 것은 (우리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구글과 애플에 크게 밀리는 상황과 관련해 나델라 CEO는 “PC 경험에서 배운 것은 하나의 기기가 영원히 주역 자리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스마트폰도 이미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관심은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만이 아니라 PC와 게임기를 포함해 윈도10을 탑재한 기기 전체의 보급을 중시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한편 FT는 MS의 이번 감원 대상자 대부분이 핀란드에 있는 노키아의 디자인과 제조팀 출신을 중심으로 이뤄져 핀란드 경제가 더욱 타격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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