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미국 6월 금리인상 시사…구조조정 화마 속 꼬여가는 통화정책

입력 2016-05-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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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AP/뉴시스)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올여름 금리가 인상될 것입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윌리엄 더들리(William Dudley) 총재의 말입니다. 이르면 다음 달 미국 기준금리를 올리겠답니다. 유가도 안정되고 있고, 물가도 목표치(2%)에 다다르고 있으니 더는 미룰 이유가 없다는 거죠.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네요. 우리에게 미국 금리인상은 ‘악재’입니다. 구조조정을 위해 생각해뒀던 통화정책 계산법이 모두 꼬여버리니까요. 무슨 얘기냐고요?

'현대중공업, 사상 첫 생산직 희망퇴직…대우조선, 방산사업 매각 추진'

오늘(20일) 이투데이 1면 헤드라인입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하네요. 직원들을 내보내고, 알짜사업을 내다팔며 ‘돈(유동성)’ 마련에 분주합니다. 용선료 인하 데드라인을 앞둔 현대상선도, 회사채 만기연장으로 겨우 한숨 돌린 한진해운도 사정은 비슷하죠.

정부는 답답합니다. 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우직한 큰아들(조선ㆍ해운업)이 몇 년째 앓아누워있으니까요. 그를 돌보는 작은 아들(국책은행) 마저 힘이 다 빠져버렸네요. 이대로 뒀다간 가족 모두가 병원 신세를 질 판입니다.

(출처=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그래서 나온 처방전이 ‘한국판 양적완화’입니다. 발권력을 쥐고 있는 한국은행이 펀드를 만들어 국책은행에 돈을 주는 방안(우회적)이 거론되고 있죠. 직접출자 방식도 함께 검토(policy-mix)되고 있고요. 기사를 보고 “국책은행 자본확충이 뭔데?!”라고 하셨다면, 지난달 이투데이에 실린 ‘박 대통령이 꺼내 든 한국판 양적완화…안철수의 이유 있는 걱정’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한국판 양적완화가 제 빛을 보려면 금리인하가 뒤따라야 합니다. 거리로 내몰리는 가장이 많아지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도 정책 공조가 있어야 하죠.. 이주열 한은 총재가 “재정과 통화정책, 구조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설마 했던(?) 미국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은은 ‘인하 카드’를 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좁아진 거죠. 6~7월께 금리가 인하될 거라 믿었던 시장 관계자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네요.

▲재닛 옐런 연준 의장(AP/뉴시스)

미국 기준금리 의결권을 쥐고 있는 제임스 블라드(James Bullard) 총재와 재닛 옐런(Janet Yellen) 의장이 다음 주 기준금리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밟힌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윌리엄 더들리 총재 발언과 다르지는 않겠죠. 하지만 우리 구조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이니만큼 관심을 기울여야합니다. 여러분이 다음주 눈과 귀를 열어둬야 할 곳은 ‘미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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