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의 과실, 기업만 향유했다

입력 2016-05-08 13:44수정 2016-05-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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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반영 5분기후에나 찔끔..중간재 가격 1%p 하락할 때 대기업 수익성 0.272%p 개선

유가하락에 따른 과실을 상당부문 기업이 그것도 대기업이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가변동에 따른 제품가격 변화도 1년3개월후에나 찔끔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8일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2차 파급효과는 크지 않다. 즉 국제유가가 10% 변동할 때 석유류제품 가격변화인 1차 파급효과는 2분기후 0.15%포인트로 나타났다. 반면, 석유류 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석유제품 가격변화인 2차 파급효과는 5분기후 0.06%포인트에 그쳤다.

그만큼 유가하락에 따른 가격 하락분을 최종 생산물 가격에 반영하는 시간도 길고 반영폭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에서 30달러 대로 급락했던 2014년 4분기(10~12월)부터 2015년 4분기까지를 비교해보면 원재료와 중간재가격을 합산한 생산재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3.9% 하락에서 10.1% 하락으로 급락했다. 반면 최종재는 각각 2.9% 하락에서 7.2% 하락에 그쳤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물가수준에 미치는 영향이지 특정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아니다”면서도 “제품별로 원가구조가 다른데다 유가하락이 단기적인지 장기적인지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반대로 유가가 급등할 때도 경쟁심화와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해 그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다만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외부감사기업 8400여개를 분석한 결과, 수입 중간재 가격하락에 따른 국내중간재 가격 하락은 제조업 수익성 개선으로 작용했다. 실제 중간재 가격이 1%포인트 하락할 때 기업이익은 0.198%포인트 늘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0.177%포인트 증가에 그친 반면, 대기업은 0.272%포인트 증가에 달했다.

보고서는 중간재 위주 국내공급물가 하락은 비용절감을 통해 제조업 수익성에 대체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고,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대한 이익을 기업, 특히 대기업이 향유하고 있을 뿐 국내 소비자들에게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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