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M&A 장기화] 154일째… 미디어 판도 흔들 변수, 공정위의 깊은 고민

입력 2016-05-0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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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 U+ “시장 독점화” 반발… 정부 주도로 수차례 공청회 이르면 이달 말 공정위 결론 후 미래부방통위서 차례로 심사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SK 텔레콤 본사 앞에서 열린 SK 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을 둘러싼 이해당사자 간의 의견 차가 워낙 극명하게 갈리면서 정부 심사가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는 방송통신 분야에서 역대 최장 기간 심사인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심사기간(145일)을 훌쩍 넘겼다.

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작된 공정위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기간은 이날 기준으로 154일을 맞게 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통해 미디어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종합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 정체돼 있는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의 발표 직후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방송통신 시장 독점화로 이어져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하고,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반발이다.

인수합병을 두고 정부 주도 하에 수차례의 공청회가 열렸다. 방송과 통신산업의 특성상 업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당초 올해 2월 공정위의 기업결함 심사가 완료될 것으로 보였지만 이미 예상 일정이 두 달을 넘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최장 120일이다. 다만, 자료 보정과 추가 자료 요청에 걸리는 시간은 포함되지 않는 만큼 사실상 심사기간을 유동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해 통신과 방송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이통 3사가 상호 비방전을 펼칠 정도로 예민한 사안”이라며 “공정위의 결정이 앞으로 있을 다른 부처의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심사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 건이 통신·방송 등 다양한 시장에 걸쳐 있는 만큼 경쟁 제한성 검토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일부러 심사를 장기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판단을 위해 장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가 2~3차례 보정자료를 요청했고 이 때문에 심사기간이 한 달 남짓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일 SK텔레콤이 기업결합을 신청한 이후 약 5개월이 지났고, 향후 남은 절차가 3~6주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결론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나면 미래부와 방통위가 차례로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심사에 착수한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공정성과 공익성을 중점으로 심사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지난달 22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CJ헬로비전 합병 변경허가 사전동의 심사계획안’을 발표했다. 심사계획안은 SK텔레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고자 미래창조과학부에 변경허가 등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방송법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의 허가나 재허가, 변경허가 때 미래부는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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