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의 어불성설…“유튜브, 허락도 없이 우리 구독자를 지워?”

입력 2016-04-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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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이 자사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캡처.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발끈했다. 자신들의 허락도 없이 구독자 수천명을 삭제했단 이유에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해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대한 접속을 차단한 만큼 인민일보의 반응은 어불성설이라는 비난 여론이 강하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의 렌젠민 미국 책임자는 27일 자사 유튜브 구독자 수가 이틀새 수천명 줄어든 것에 대한 항의 칼럼을 영문으로 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인민일보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관리하는 렌은 칼럼에서 “유튜브는 우리 등록자 3552명을 아무런 이유없이 우리 채널에서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접속이 차단된 또 다른 소셜 미디어 트위터에서도 분노를 표출했다. 27일 오전에 올린 트윗에서 인민일보는 “이틀간 3552명의 가입자가 사라졌다. @YouTube는 사용자의 질문을 받는 창구도 모두 폐쇄했다”고 말했다. 트윗에는 인민일보의 최신 구독자 수를 나타낸 스크린 샷이 첨부돼 있었다.

▲인민은행이 자사 트위터 계정에 올린 트윗.

그에 따르면 인민일보가 유튜브에 인기 동영상을 올린 직후 등록자가 급감했다. 해당 영상은 어린 소년이 쇠 파이프를 들고 도시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로부터 노점상을 하는 할머니를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지난 14일 인민일보가 유튜브에 올린지 사흘도 지나지 않아 무려 21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목할 건 중국에서는 2009년부터 유튜브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중국 언론이 유튜브를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중국 내에서 차단된 사이트를 통해 해외 독자 수를 늘려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도는 인민일보뿐만 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국영방송사인 중국중앙TV(CCTV)도 유튜브에 채널을 갖고 있으며, 구독자 수는 5만명을 넘어섰다.

WSJ는 인민일보의 구독자 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 유튜브가 가짜 사용자를 청소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아무 이유없이 늘거나 주는데, 급감하는 이유 중 가장 많은 경우가 가짜 사용자라서다.

WSJ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마케팅 업체에 위탁해 구독자 수를 늘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구독자 수 순위에서 상위에 오르고, 그만큼 유튜브에서 찾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유튜브의 서비스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이에 유튜브는 정기적으로 인공적인 사용자, 즉 가짜 사용자를 채널에서 삭제하고 있다.

인민일보의 항의에 유튜브 모회사인 구글은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인민일보의 항의에 대해선 개별적으로 답변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사 사이트에 있는 관련 설명 페이지를 참고하라고만 했다. 렌 씨는 자신의 칼럼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유튜브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인민일보의 이같은 호소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상에서는 “인민일보가 중국에서 차단된 사이트에서의 구독자 감소에 불만을 표시하는 건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어느 게시물은 “페이스북 트위터가 대체 뭐라고. 우리가 여기(중국 본토)에서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인민일보는 그걸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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