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변호인단과 상의 후 항소할 것"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철환 판사는 2일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날 판결문을 통해 "김 회장이 대기업 총수의 지위를 이용, 조직적으로 폭행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특히 공소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폭행 정황 등에 대해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하는 등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선고이유를 밝혔다.
특히 당초 집행유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주위의 관측을 깨고 실형이 선고돼 향후 한화그룹의 경영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이와 관련, "김 회장의 한국경제에 기여한 공로 등을 감안해 법원의 관용을 기대했지만 실형선고가 내려져 안타깝다"며 "변호인단과 상의 후에 결정할 일이지만 우선 항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안타깝고 아쉬운 현실을 직면하게 됐다"며 "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통상 폭행을 당하면 가해자를 찾아가 훈계나 피해변상 요구 형사고소 등 상식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그렇지 않다는 측면에서 가벼운 사안은 아니다"며 "피해자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폭행이 유발됐다는 주장도 피고인측 주장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 등이 야간에 무방비 상태에 있는 피해자들을 폭행한 점은 범행의 위험성이 큰 사실"이라며 "비록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김 회장 부재시 그룹 경영에 차질이 있는 점은 고려되지만 범죄책임에 따른 실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차남 김 모씨가 강남의 한 술 집에서 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비서진과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차남의 가해자들에 대해 보복폭행한 혐의로 5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22일 "김 회장의 폭행사건은 대기업 총수라는 지위를 이용한 범죄"라며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김 회장과 함께 구속기소된 진 모 경호과장에게는 김 회장의 지시를 이행한 사정 등을 감안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폭행에 가담한 청담동 유흥업소 사장 장 모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폭행 가담자를 동원한 협력업체 대표 김 모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