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권을 가진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서로 원칙적인 주장만 되풀이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1차 교섭을 위한 추가 실무 협의를 진행한다.
양측은 이번 실무협의를 통해 이번 사태의 맹점인 교섭 대표단 구성 등에 대해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지만, 워낙 견해차가 커 원만한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단협 1차 교섭일로 제안한 이달 7일 이후 14일까지 두 번의 회의에 사측이 불참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과거 상견례를 할 때도 전체 모임을 한 적이 있다”면서 “사측이 교섭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전체 회원사가 참석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 등 어려운 때 일수록 전체 회의 자리에서 교섭 대표단 구성, 교섭 방식, 기간 등을 정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전체 회의 참석 대상에는 최근 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한 7개 금융공기업도 포함됐다. 앞서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30일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새로운 협상 방식을 모색하겠다며 사용자협의회에서 이탈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 초까지 매주 목요일 금융노조 각 지부장과 함께 교섭장에 나갈 것”이라며 “사측이 계속해서 불참한다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노위의 조정에도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조합원 찬반 투표에 따라 금융노조는 총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올해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할 경우 2014년부터 3년 연속 실력행사를 하게 된다.
반면 사용자협의회 측은 금융노조의 일방적인 요구라며 교섭 방식을 먼저 합의한 후 상호 원하는 날짜에 회의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노조 측의 요청대로 탈퇴한 사측 회원사까지 양쪽이 다 모이면 70명”이라며 “(그렇게 많은 인원이) 현장에서 교섭 대표 선임 문제, 금융공기업의 탈퇴 이유 등에 대해 논쟁을 벌이면 끝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교섭권을 사용자협의회 측에 위임했기 때문에 전체 회의에 대한 명분도 없다”면서 “관례대로 교섭 방식에 대해 사전에 협의한 후에 대표단을 꾸려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해다.
한편, 올해 교섭에서 사측의 요구안은 △임금동결 △신규직원 초임 조정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관리방안 도입 등 4개다.
노측은 △성과연봉제 등 개인별 성과차등 임금제도 금지 △성과평가를 이유로 한 해고 등 징벌 금지 △신입직원에 대한 차별금지 등 7개 분야, 36개 세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