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그리스, 현실적인 목표로 구제금융안 다시 세워야”

입력 2016-04-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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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은행-IMF 춘계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해 타결한 860억 달러 규모의 3차 구제금융안을 완전히 재협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안과 관련한 재정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계은행(WB)-IMF 춘계 회의 개막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그리스가 목표로 삼은 재정흑자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즉 IMF가 구제금융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리스가 더 현실적인 제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FT는 라가르드 총재가 IMF가 지난 6년간 이어온 그리스 구제금융에서 빠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그리스는 유럽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안에 합의했지만 IMF는 아직 구제금융안에 최종 서명하지 않고 있다. 유럽채권단의 주축인 독일은 IMF가 구제금융안에서 빠진다면 독일 역시 손을 떼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해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IMF가 앞으로 그리스 구제금융안에 어떻게 관여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그리스에서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2018년까지 이자를 제외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재정 흑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금 인상, 지출 축소, 경제 개혁을 실행하는 데 동의했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재정흑자가 실현된다면 올해 GDP의 185% 규모를 넘어선 부채를 2018년부터 갚을 수 있다. 그리스 정부는 이러한 목표가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IMF는 매우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IMF는 세금을 적게 올리는 대신 연금을 더 삭감해 2018년까지 더 현실적인 1.5%의 재정 흑자 목표를 달성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리스가 채무 상환 능력이 여전히 떨어지니 유럽채권단이 그리스의 부채를 덜어주자는 주장인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재정 흑자 3.5% 목표를 그리스 인들이 영웅적인 노력으로 달성할 수 있을 지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재정 흑자 3.5% 목표는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해당 금융구제안은 이자 상환 시한인 7월 이전에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정작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라가르드 총재의 이러한 요구가 그리스를 파산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치프라스의 비판에 IMF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라고 FT는 전했다. IMF가 제안한 재정 긴축완화와 부채탕감이 그간 그리스 정부가 요구해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FT는 치프라스의 비난은 그가 이끄는 시리자 정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지 못한 IMF에 화살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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