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수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외국계 광고대행사 간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김석우)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외국계 광고대행사 J사 간부 김모(52) 씨와 서모(44)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하청업체와 거래하면서 없는 내역을 허위로 만들거나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총 8억 3000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비자금 중 상당 금액을 광고주에게 대가성 뇌물로 지급하고 일부는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같은 수법으로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억1400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KT&G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거래 내역을 조사하면서 광고대행사들의 비리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KT&G 백복인(51) 사장이 J사로부터 계약 수주 편의 대가로 5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KT&G 수사를 진행하면서 J사를 조사하게 된 것이고, 광고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백 사장에 대해 영장을 다시 청구할 지를 놓고 내부 의견을 조율 중이다. J사 대표 김모(47) 씨 등 이 회사 전·현직 임원 3명은 이미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