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디자인 거장들 총출동…현대차서 깜짝 강연

▲세계적인 슈퍼카 디자이너들이 지난 11일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초빙강연을 알리는 ‘초빙 강연 포스터’. 왼쪽부터 로위 버미쉬 ‘그란스튜디오' 최고경영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티븐스 영국왕립예술학교 초빙교수, 사이먼 콕스 유명 프리랜서 자동차 디자이너 .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세계적인 슈퍼카 디자인 거장들이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에서 ‘깜짝 강연’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퍼카 디자이너들이 한꺼번에 11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현대차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는 영국왕립예술학교의 스티븐스 초빙교수,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기업인 ‘그란스튜디오’의 로위 버미쉬 최고경영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동차 디자이너 사이먼 콕스 등 세계적 슈퍼카 디자이너들이 총출동했다. 그동안 경제 전문가나 마케팅 전문가가 초빙 강연에 나선 적은 있었지만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기아차가 품질만큼이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가장 먼저 강연자로 나선 스티븐스 교수는 슈퍼카 디자인의 필수적인 요소로 ‘안전’을 꼽았다. 그는 “슈퍼카에서는 안전을 위한 충분한 디자인 테스트가 필수”라며 “내가 디자인한 멕라렌 F1의 경우 본격적인 디자인에 착수하기 전 공기역학 등을 먼저 고려한 후 세부 디자인의 드로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영국 슈퍼카 브랜드인 맥라렌,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인 로터스 등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재직 당시에는 맥라렌 ‘F1’, 로터스 ‘엘란 M100’ 등을 디자인하며 유명세를 탔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버미쉬 CEO는 페라리의 대표작 ‘458 이탈리아’를 디자인한 인물. 이탈리아 프리미엄 브랜드 마세라티의 ‘그란카브리오’, ‘버드케이지’ 등의 디자인을 주도했다. 그는 슈퍼카 디자인의 핵심으로 일반도로에서도 안전할 수 있는 현실성을 언급했다.

그는 “슈퍼카는 경주용 차량이지만 일반도로에서도 안전할 수 있도록 공기 흐름을 고려한 현실적인 스케치 작업을 해야 한다”며 “다른 부문과의 타협이 아니라 융합을 통해 디자이너는 경계를 계속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먼 콕스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자동차 디자이너로 미국 GM과 일본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 등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는 강연에서 차량 본연의 기능에 바탕을 둔 디자인을 강조했다.

콕스는 “기술과 기능이 차량의 형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기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자인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다. 람보르기니 출신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를 비롯해 벤틀리 등에서 활동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전무도 현대디자인센터장으로 디자인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