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볼드, 새로운 풍요의 시대가 온다’

입력 2016-04-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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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문제는 곧 전 세계적 사업 기회!” 이 얼마나 대담한 주장인가. 칙칙하고 음울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오늘의 한국 경제에 던지는 멋진 조언이다. 문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바로 그곳에서 대단한 사업 기회가 더 많을 수도 있지 않은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대를 뚫고 나갈 수 있는 대단한 역발상의 지혜를 제공하는 책을 소개한다.

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의 공저 ‘볼드(BOLD), 새로운 풍요의 시대가 온다’(비즈니스북스)는 두 가지의 도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는 흥미진진한 미래를 과감하게 전망한다. 이 전망은 단순한 전망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모습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지적은 “그런 변화는 막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런 대변혁의 시대에 부자, 그것도 대단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3개의 큰 주제는 △1장 대담한 기술이 온다 △2장 대담하게 생각하라 △3장 어떻게 대담하게 실현시킬 것인가이다. 마지막 두 부분이 기회를 잡는 방법에 주력하고 있다면 첫 부분은 전망에 초점을 맞춘다.

제1부 대담한 기술이 온다는 내용을 정독함으로써 독자들은 현재와 미래에 대해 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제대로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현재로부터 미래로 이어지는 시대의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는 ‘기하급수적’이란 표현이다. ‘산술적’이란 표현은 인간 본성에 잘 들어맞는 개념이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예를 들면, 여러분의 집 거실에서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30번을 움직이면 결국 30미터밖에 가지 못한다. 이는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산술적’인 거리이다. 그런데 똑같은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걸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30번을 움직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출발지로부터 10억 미터 떨어진 곳, 즉 지구를 26바퀴 돌고 난 지점에 서 있게 된다.

우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기술의 지배를 받는 시대에 들어가고 있다. 저자는 이를 ‘기하급수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기하급수 기술은 산술급수적 기업들의 문을 닫게 할 뿐만 아니라 산술급수적 업계 자체를 시장에서 내몰아 버리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얼마나 많은 혼란이 일어날 것이며, 얼마나 많은 기회를 포착해 성공하는 기업들이 나오겠는가.

기하급수적 환경에 노출된 5대 유망기술은 네트워크와 센서, 무한 컴퓨팅, 인공지능, 로봇공학, 유전체학 그리고 합성생물학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컴퓨팅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이용성은 계속 증가하며, 점점 더 강력하면서도 유연해지고 있다. 매년 우리는 한 해 전까지의 모든 컴퓨팅 능력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컴퓨팅 능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역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문제를 푸는 데 무한정의 자원을 쏟아 부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계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고, 알파고의 출현이 가능했다. 기하급수적 기술 성장의 많은 분야에서 ‘기하급수의 6D’라는 도식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현상을 낳게 될 것이다. 디지털화, 잠복기, 파괴적 혁신, 무료화, 소멸화 그리고 대중화를 낳게 된다. 이런 현상은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에 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게 될 것이다. 세상 변화에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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