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야 인기단지?”…건설사 고집에 수요자만 '부글부글'

입력 2016-04-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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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울산 D 모델하우스 앞 방문객들이 줄 서고 있는 풍경

분양 성수기로 꼽히는 봄이 오면서 분양시장이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달아오른 분양열기가 올해까지 이어지며 일부 모델하우스에서는 방문객 줄서기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가 소비재를 사러가서도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행태에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전국에는 분양에 나서는 모델하우스 3곳이 개관했다. 지난달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한 모델하우스에는 인파가 몰리며 지난달 31일 수도권 내 개관한 5개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3일간 총 8만4000여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방문객이 몰리는 모델하우스에는 입장까지 1~2시간여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서울의 한 모델하우스는 입장 대기시간이 평균 1시간 걸렸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후 상담을 받기 까지 1시간여 넘게 걸리면서 대기시간만 총 2시간이 소요됐다.

한 방문객은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상담 받으려고 기다리다가 그냥 나왔다”며 “분양가 및 옵션비용이 적힌 브로셔도 상담받은 고객에 한해 준다고 해서 아예 받지도 못하고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방문객 행렬이 곧 인기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건설사들은 경품행사 등을 내세우며 방문객 몰이에 나서기도 한다. 결국 고가의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물건을 사기 위해 몇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 같은 업계 관행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가장 비싼 소비재를 팔면서도 정작 소비자들에게 갑질 하는 곳은 건설사가 유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일부 모델하우스에서 대기시간 없이 입장이 가능한 ‘하이패스’ 제도를 도입했다. 일부 신청자들에 한해 모델하우스에 바로 입장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예약제 흉내내기에 머무른다는 비판이다. 신청자 중 추첨방식을 통해 하이패스 사용권자를 선정하거나 모델하우스에 직접 방문한 사람에 한해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 오는 8일 개관하는 세종시 H 모델하우스는 ‘하이패스’를 제공하지만 모델하우스를 직접 방문해 신상명세를 적은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다.

김보인 분양소장은 “현장의 여건을 감안했을 때 하이패스와 같은 예약제를 도입하기가 오히려 어렵다”며 “고지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일부 방문객들이 특혜 등의 민원을 넣을 수 있고 예약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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