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리던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무산과 관련해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는 4일 허 전 사장에 대해 뇌물수수 및 정차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전 사장은 측근 손모 씨로부터 용산 역세권 개발업무와 관련해 2000만원을 받는 등 2011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1억76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사업가 손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허 전 사장이 비리에 연루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는 용산개발사업 추진 당시 W사를 세워127억원 규모의 폐기물처리 용역을 따냈는데, 검찰은 손 씨가 이 중 15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전 사장은 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허 전 사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수사가 모함에서 비롯됐다, 충신을 역적으로 모함하는 불의를 응징해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허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1년 코레일 사장으로 임명돼 용산 개발 사업을 주도했다. 2007년 민간과 공공기관이 합작으로 특수목적법인 '드림허브PFV'를 세우면서 추진된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은 30조원이 넘는 사업계획이 발표되며 건국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드림허브PFV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두산건설 등 18개 건설업체와 롯데관광개발이 53.7%를, 코레일과 SH공사, 국민연금이 공공지분 46.3% 를 출자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재정난에 빠진 드림허브PFV는 몇차례 위기를 겪다가 2013년 대출이자 52억원을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결국 2013년 백지화된 이 사업은 그동안 정치권과의 비리 연루설이 제기되는 등 각종 의혹이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