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신탁업계, 부동산 시장 견인할까

입력 2016-03-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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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분양사업 이어 정비사업 연계 뉴스테이와 정비사업 진출 등으로 사업다각화

부동산 신탁업계가 부동산 시장 주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부동산 시장을 견인한 신탁사들이 이달부터 재개발·재건축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설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신탁회사인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은 최근 정비사업 연계 뉴스테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인천 청천2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일반분양 물량 3500가구를 통매입해 답보상태에 놓였던 정비사업의 급물살 가능케 했던 한토신은 부평 십정2구역의 일반분양 물량도 사들이는 사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량은 결국 스트레튼알이에 넘어갔지만, 신탁업계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을 기반으로 임대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등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다 이달부터 신탁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단독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면서 신탁사들이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하나투자증권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재건축·재개발 대상지를 잠재적으로 각각 260만호와 442만호로 볼 수 있어 정비사업 시장의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탁사들은 최근 분양 관리만 대행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이 아닌 사업 계획은 물론 자금조달, 공사발주, 분양까지 사업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토지를 보유한 위탁자가 신탁사에 개발을 의뢰하면 사업의 전 과정을 맡은 뒤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사업이 분업화 되지 않고 신탁사가 모든 과정을 책임지면서 사업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장점을 갖고 있다.

2011년 신탁사 영업수익의 약 32%를 담당했던 차입형 토지신탁 수익은 2012년과 2013년 42.3%와 49.5%로 높아졌고 지난해엔 50.6%를 기록하며 전체 수익의 절반을 넘어섰다.

실제로 지난해 대한토지신탁은 충북 제천의 '제천 서희스타힐스' 399가구 완판에 성공했고, 한국자산신탁이 진행한 'e편한세상 시티 삼송'도 600실에 달하는 오피스텔을 성공적으로 판매했다. 한토신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진행 중인 56개 사업장의 평균 분양률은 84%를 기록했다.

신탁사들의 이같은 성공적인 사업 확장에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코람코 등 11개 신탁사의 지난해 총 합산 수주 실적(수수료 기준)은 8600억원으로 전년 4840억원보다 무려 78% 증가했다.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각각 1730억원(95%), 1700억원(62%)으로 늘었고, 코람코는 790억원(89%), 아시아신탁 720억원(89%), 하나자산이 710억원(126%)등을 기록했다. 코리아 신탁이 5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성장에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력이 약한 중소 건설사의 이탈이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했다. 또 대형건설사들이 직접 개발보다 신탁사의 안정적인 자금집행력을 기반으로 도급을 받는 형태의 사업을 선호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신탁사들은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분양형 호텔 등 다양한 상품을 공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한토신은 이달 말 경북 안동시 노하동에서 227가구 규모의 '신안동역 코아루 미소지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제천 서희스타힐스' 399가구를 완판한 한토신은 최근 용인 성복 서희스타힐스 애비뉴를 공급 중이다.

또 하나자산신탁은 내달 대구 중구에서 ‘반월당역 클래시아2차’분양에 나선다. 하남 미사에선 오피스텔 727실 규모의 '하남 미사우성 르보아파크'를 분양하고 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부동산이 호황일 경우 신탁사의 사업 진행속도 빠르고 미분양 우려 적다는 게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부실 가능성이 동반 확대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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